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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나무는 정말 놀라워요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나무는 정말 놀라워요 / 렘니스케이트 지음 ; 남진희 옮김. - 미디어창비, 2017

[1]p. : 천연색삽화 ; 23cm.

ISBN 979118621264 : \12000

o 분야

어린이책 (어린이문학)

o 추천대상

유아~초등저학년

o 상황별추천

나무의 생애와 역할 등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한 책

 

 

김새롬 (남양주시 와부도서관)

 

이 책의 표지에는 평범한 나무 네 그루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이 평범해서인지 제목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집니다. ‘나무는 정말 놀라워요라는 제목의 이 그림책은 우리 주변에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의 생애를 다루었습니다. 어린아이가 세월이 흐르면 어른이 되듯, 키 작은 묘목도 세월이 흐르면 키가 큰 울창한 나무가 됩니다. 누군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우리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이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의 생애가 그리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작가는 새삼스럽게 우리에게 평범한 의미일 뿐인 나무에 주목합니다. 평범한 나무가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계절의 변화, 나무의 변화

맨 처음 시작하는 나무 이야기는 나무의 계절에 따른 변화입니다. 겨울에는 이파리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얇은 나뭇가지를 뻣뻣하게 뻗은 채 잠을 잡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잠을 자며 봄을 기다립니다. 이따금씩 내리는 눈송이에게 자신의 팔을 내어주기도 합니다. 눈송이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봄이 되면 나무는 오랜 잠에서 깨어납니다. 나뭇가지마다 머금은 꽃망울을 보면 나무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나뭇가지마다 형형색색의 꽃을 피웁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몇 개 없던 꽃망울이 하룻밤 사이에 수 십 개의 꽃망울을 머금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고 행복하게 합니다. 나무에 찾아온 봄기운은 겨우내 움츠려 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 줍니다.

어느 샌가 나무에 달려있던 꽃들이 하나 둘 떨어지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생명이 찾아옵니다. 나무마다 열매를 맺습니다. 대부분 아직 익지 않아 먹을 수 없는 열매도 있지만, 벚나무의 버찌처럼 보랏빛의 잘 익은 열매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무에 달린 열매를 보고 여름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곧 나무에 붙어 여름 내내 맴맴 울어대는 매미도 찾아오겠지요. 이윽고 가을이 되고, 알록달록 색깔 옷을 입은 나뭇잎들은 하나, 둘 떨어집니다. 새로운 계절이 올 때마다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물의 이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낌없이 베푸는 나무

나무가 우리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혹시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 이외에 지구 상 생명을 가진 많은 것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나무의 머리가 구름에 닿아 있다고 적힌 페이지가 있습니다. 이 페이지 그림에는 나무꼭대기에 집을 지은 까마귀네 가족이 등장합니다. 이 책이 계절에 따른 나무의 변화에 대해 설명할 때에 나무 이외에 등장했던 것이 바로 한 마리의 까마귀입니다. 대체 어디에서 왔나 했더니 어린 자식의 먹이를 챙겨주기 위해 둥지를 떠난 어미 까마귀였네요.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집을 찾아 헤매는 까마귀에게 소중한 보금자리가 되어줍니다. 또 땅속 깊이 내린 뿌리들은 흙 속에 사는 많은 생명들에게 영양분을 주기도 합니다. 그 덕에 토양은 더 기름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무는 기름진 땅에서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나무는 메마른 땅에 힘겹게 뿌리를 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흙이 아닌 강가에서 사는 나무도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산을 보고 있노라면 낮은 곳부터 높은 곳까지 나무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때로는 풍요롭게, 때로는 힘겹게 그 곳에서 살아갑니다.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그저 말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나무는 인간에게도 좋은 일을 합니다. 산업화, 사막화로 탁해진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다가 도리어 맑고 깨끗한 공기를 내쉽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조금이나마 맑은 하늘아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해가 쨍쨍 비치는 날이면 우리에게 그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가는 할아버지에게 쉼터가 됩니다. 또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에게 잠시나마 비를 피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 되어줍니다.

이렇게 끝없이 베풀어주는 나무에 대해 적고 있으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제목의 책이 떠오릅니다. 우리에게 아낌없이 베풀기만 하는 나무의 다양한 모습은 마치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숭고합니다. 나무는 정말이지 놀라운 존재입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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