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무엇인가.
-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 공지희 글, 김지안 그림, 글로연, 2012, 초중고대상
꿈이란 무엇인가. 꿈의 사전적 정의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이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꿈이 우리 모두의 꿈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나라와 역사에 관심을 갖는다. 우리 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위대함을 깨닫고,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 빼앗긴 우리 문화유산을 당당하게 우리 소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가슴에 품고 그 꿈을 이룬 박병선 박사를 만나게 해 준 한 권의 책.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
표지부터 인상적이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옛 책등 그림 옆. 흰 머리가 지긋한 할머니가 오래된 옛 책의 한 페이지에 슬며시 기대어 잠든 사이. 책 속의 그림이 책 밖으로 펼쳐진다. 어떤 한 가지에 몰입한 사람들은 잠에 들었을 때조차도 오로지 그 한 가지에 몰두한다. 아마도 할머니는 그 책을 읽고, 또 읽고, 그 세계를 늘 탐구하는 사람인지 모른다. 그 할머니는 과연 누구일까? 그 책은 어떤 책일까?
책과 역사를 좋아하던 한 소녀는 병약한 어린 시절을 딛고 프랑스로 유학을 가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을 고증하고, 프랑스에 빼앗긴 우리 조상의 위대한 유산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 그 내용을 해제하고, 우리 나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든 故 박병선 박사님. 그 분의 삶과 꿈을 보여주는 이 책은 박사님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로 꾸며졌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동양사람. 그녀는 도서관의 연구직원으로 추천을 받게 된다. 그녀는 교수님의 당부를 잊지 않는다.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서 꼭 돌아오게 해야한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도서관에서 그 책을 찾는다. 외국 도서관에서 동양책을 찾는 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몇 년 동안 찾고, 또 찾다가 한 권의 책을 발견한다. 『직지』. 그 책을 살펴보다가 알게 된 혼자만의 진실. ‘구텐베르크의 성서보다 더 오래된 금속활자본’. 다른 사람들에게 이 진실을 인정받기 위해, 직지가 프랑스에 오게 된 과정, 금속활자 인쇄본의 특징 등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그리고 또 다시 그녀는 “외규장각 의궤”를 찾게 된다. 빼앗긴 그 책을 반환시키기 위해서, 그녀는 외규장각 의궤에 담긴 소중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 그 내용을 해제하고, 반환을 위한 행동을 계속한다. 한 사람의 연구와 노력은 세상의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모두의 희망으로 변화시키고 말았다.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 외규장각 의궤는 145년 만에 우리나라로 다시 귀환하게 된다.
어린이 책으로 나온 이 책은 어른인 나에게도 힘이 되었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좌절과 고난 속에서도 오로지 자신의 꿈을 향해 점진하면서 하루하루 꾸준히 노력하여 마침내 소망을 이룬 위대한 사람.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던진 사람. 故 박병선 박사님을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 분의 삶과 꿈을 가득히 담긴 이 책은 나에게 묻는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양유진(수원 태장마루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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