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서평대상 서지사항
새벽이 오는 시간 / 이소을 글, 이성표 그림. - 상상박스. 2016. ISBN 9788998325206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영유아
o 상황별추천
매일 매일의 밤이 지나고 새벽을 지나 돌아오는 내일이 궁금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축복의 시를 닮은 그림책
이선희 (성남시 행정지원과)
어른의 시간에서도 새벽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시간이다. 어떤 이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시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는 기도의 시간이며, 또 다른 이에게는 긴 노동의 끝에 체력을 보충하는 잠의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맞이하는 하루하루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그 내일을 준비하는 새벽의 모습을 어떻게 상상해볼지 무척 궁금하다.
저녁과 밤을 지나 만나는 새벽의 시간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많은 궁금증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설령 자고 있을지라도 새벽을 지나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내일이 오기 전 새벽에는 어떤 일들이 있는지 물어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새벽이 오는 시간』에서는 잔잔하고 차분하지만, 새벽, 시냇물, 무지개가 어떻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는지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아름답게 통트는 새벽은 별도 달도 잠든 깜깜한 밤을 지나 우리에게 온대.
맑고 깨끗한 시냇물은 크고 작은 돌이 무수한 길을 지나 우리에게 온대.
오색 찬란한 무지개는 세찬 빗방울이 한가득 땅을 적시고 우리에게 온대.
또한, 자연의 섭리뿐만 아니라, 희망·마음·재능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들의 의미와 어떤 시간을 거쳐 오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너의 동트는 희망은 눈물이 이슬 되는 시간을 지나 너에게 다가올 거야.
너의 지혜로운 마음은 바위가 모래 되는 시간을 지나 너에게 다가올 거야.
너의 빛나는 재능은 빗방울이 빛방울 되는 시간을 지나 너에게 다가올 거야.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에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단어들을 설명할 때조차 쌓여있는 편견과 이면의 의미까지 생각하며 단숨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어느 이야기에서 다리를 다친 아이가 아빠에게 ‘저리다’는 표현을 몰라서 ‘다리가 반짝반짝하다’라고 했다는 일화를 읽고 아이들이 상상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한계치가 없다고 다시금 생각했다. 이렇게 열려있는 아이들에게 지혜로운 마음이나 빛나는 재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주는 일도 조심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새벽이 오는 시간』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아이들이 견뎌낸 고난과 흘린 눈물의 시간을 거쳐 돌아온다고 잔잔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림책을 읽고 읽지만 한권의 시를 읽는 것 같은 운율이 잠들기 전 아이의 머리맡에서 소곤소곤 읽어주기 좋은 책이며, 이성표 작가의 수채화 일러스트는 따뜻한 색감과 반복적이고 연결되는 느낌을 주어 더욱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어 무섭고, 비가 끊임없이 내리더라도, 고난을 쉼터로 생각하고 잠시 숨을 돌리는 계기로 만들어, 모든 것을 헤치고 더욱 단단해진 찬란한 나로 커나간다는 심오한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어둠이 깔린 새벽도 두렵기만 한 내일도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헤쳐 나가길 간절히 바래본다.
'사서들의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숲 친구들 (0) | 2019.06.26 |
---|---|
세상을 바꾸는 생각 (0) | 2019.06.26 |
맨날 맨날 화가 나! (1) | 2019.05.28 |
우리가 몰랐던 어린이도서관 (0) | 2019.05.28 |
두근두근 1학년을 부탁해 (0) | 2019.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