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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 모니크 팽송-샤를로&미셸 팽송 글. 에티엔 레크로아트 그림. 목수정 옮김. 레디앙어린이. 2015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사서 이가영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성인이 되어서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바로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돈을 벌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자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채 성인이 되었을 때 옆에 있는 사람보다 좀 더 많은 급료를 타는 월급쟁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토록 원하던 월급쟁이가 되어서 열심히 일하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월급을 올려달라고 사장에게 요구하면 사장은 노동자들에게 너희들은 항상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장은 더 넓고 고급스러운 집과 차를 사고, 호화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 요트를 구입한다.

이들이 자신이 번 돈으로 호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 노동자들은 왜 그렇게 살 수 없을까?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부자들은 어릴 적부터 높은 수준의 예술 공부를 하고,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으며 눈을 높여간다. 그런 교육과 인맥을 바탕으로, 또한 부모가 물려준 자본을 통해서 부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결국 돈이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점이 다른 서민, 중산계급의 사람들이 기업체의 사장만큼 잘 살게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현실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에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는 부자들이 점점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이유, 부자들이 돈을 어디에 숨기는지, 부잣집 아이들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이유,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 보다 세금을 더 적게 내는 이유 등 민주주의인 우리 사회에서도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되지 않는 이유들을 각종 비유들과 예시를 통해 이해 하기 쉽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책이 다른 번역서보다 특이한 점에 역주가 자세하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고래가 그랬어>에 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파리의 생활좌파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등의 책을 쓴 목수정 작가의 번역과 함께 프랑스의 사례 옆에 우리나라의 사례를 주석으로 달아 독자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하였다는 것이 이 책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기업인 루이비통 등 명품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아르노 베르나르에 대한 글 옆에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이건희 회장을 소개하는 식으로 말이다. 뿐만 아니라, 계급 간의 비교를 할 수 있는 삽화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계급이라던가 평등과 같은 주제는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운 소재일 수 있다. 하지만 역자의 자세하고 센스 있는 주석과 삽화를 통해서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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