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에 사는 킹콩들에게!
남양주시 오남도서관 사서 이은주
우리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 심은경 글/ 권송이 그림/ 라임/ 2015.6.26 /9,000원/
ISBN 979-11-85871-19-6/동화책
/초등중학년이상
『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라는 책의 제목과 아파트촌에서 귀를 틀어막고 있는 아이가 그려진 표지의 삽화를 보면 책의 내용이 대충 짐작이 된다.
도시 대부분의 주거공간이 아파트가 되면서 층간소음은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끼리의 충돌을 다룬 사건, 사고들이 심심찮게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다. 명절이나 제사 등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집안행사를 치루거나, 청소기나 세탁기를 돌릴 때도 아래층에 소음이 들릴까봐 노심초사해야 하고, 특이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은 죄인이 된 듯 살아야 한다. 집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데, 발걸음도 조심해야 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이제 곧 4학년이 되는 나용이는 금쪽같은 봄 방학 중에 사흘을 작은엄마네 집에서 보내게 된다. 임신을 해서 날카로워져 있는 작은엄마에게서는 냉랭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설상가상으로 시도 때도 없이 쿵쾅대는 윗집의 소음 때문에 작은엄마의 짜증은 극에 달한다. 급기야 인터폰을 들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나용이에게 윗집에 킹콩이 살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한다.
나용이는 심심하거나 놀고 싶을 때면 풀쑥 튀어나와 자신을 괴롭히는 ‘킹콩’이라는 비밀의 존재 때문에 윗집 사람들이 쿵쿵거리는 것이 이해가 되는 한편, 층간 소음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응급실까지 실려 갈 정도로 고통 받는 작은엄마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윗집의 남매를 만나 옥신각신하다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고, 킹콩 클럽이라는 이상한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
『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는 층간 소음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동화이다. 층간 소음의 주범으로 이웃과의 불화를 겪은 주인공 나용이가 거꾸로 소음 피해를 입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마음껏 쿵쿵대며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의 바람을 ‘킹콩’에 투영해 이해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집에 있는 킹콩들과 함께 읽으며, 층간소음 문제는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서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도 될 수 있음을 알게 하고, 공동체 속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기위해 타인을 어떻게 배려하며 살아가야 할지를 이야기 해 보면 좋을 듯하다.
작가 심은경은 국문학과 어린이 문학을 공부하고, 2012년 청소년 단편 소설 <마마보이와 바리스타>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 짓는 사람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택배 왔습니다>, <수학의 즐거움을 당당하게 누려라, 갈루아>, <열다섯, 비밀의 방>(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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