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
- 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 / (김향금 글, 이갑규 그림. - 사계절. 2015
종류 : 동화책
대상 연령 : 초등 중학년 이상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이가영
운전을 하다보면 철창으로 둘러싸인 트럭의 짐칸에 실려 어딘가로 이동되고 있는 동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좁디좁은 직육면체 철창에 빼곡하게 실려 있는 닭들, 소, 돼지, 심지어는 말까지도. 이러한 풍경은 우리들에게 생소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러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는 우리가 그동안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의 권리에 대해 ‘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통쾌하게 현실을 꼬집은 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말을 할 수 있게 된 동물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우리를 뛰쳐나와 투쟁을 시작한다. 이 상황에서 가장 아이러니 하면서도 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문장이 있다면 ‘사람제일주의 달빛도시’ 라는 문장일 것이다. 이 책이 아니라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장으로 하여금 독자들이 동물들의 권리에 대해 생각이나 하고 있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든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은 흰 쥐나 토끼 등의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오리털, 거위털 파카, 모피 제품은 동물들의 털과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식생활에 있어서도 동물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동물들의 권리와 그들의 삶을 우리는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TV동물농장’이 15년째 방영되고 있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동물들의 권리 문제는 환경, 생명존중, 교육 등 사회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자칫하면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이다. 하지만 『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에서는 어린이 책인 만큼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무겁게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사실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삽화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들이 철창을 탈출하기 전의 화가 난 듯한 표정, 틀에 갇혀 목만 내 놓고 벌겋게 충혈된 눈을 뜨고 있는 토끼의 모습이 사실적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주된 독자 대상이 어린이이기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동물 권리에 대한 문제를 처음 접하는 성인들이 읽는다고 해도 다른 책들에 비해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그림책이 그렇기는 하지만 이 책은 특히 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며 생활방식을 하나씩 바꿔나가면 좋을 동화이다. 그동안 동물들에게만 전가되어 온 고통을 우리 인간들이 하나씩 나누어 분담하며 살아가야 할 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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