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서]
청소년을 위한 책 읽기 공간
“청소년”하면 제일 먼저 ‘질풍노도’라는 단어가 더 오른다. 심리적 격동기라고도 표현하는데, 신체적 정신적으로 급격하게 변화를 겪는 시대라는 의미다. 고민과 갈등이 깊어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청소년기의 정체성의 위기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경험과 사고와 갈등이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특징들을 발달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H. Erikson)은 ‘심리적 유예기’라고 표현했다.
에릭슨은 청소년기의 정체성 위기는 다음의 3가지 목표가 달성될 때 극복된다고 했다.
1. 자신의 과거의 경험을 반추하고 그 결과를 현재의 자신을 이해하는 연결 지음으로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탐색하는 것
2. 자아에 대한 자신과 타인의 견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견해, 직업, 성, 종교, 정치 등 각 영역에서의 자아에 대한 견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통합하여 일관성 있는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
3. 자신의 독특성을 확립하는 것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균형 있는 시간조망과 자기 가치에 대한 확신, 많은 영역에서의 역할실험을 통한 자신의 가능성 탐색, 자신이 선택한 과업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 성 정체성, 자신이 속한 권위구조 내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거나 지도자를 적절히 따라는 것, 기본적인 철학과 종교를 선택하고 확립하는 사고의 극대화 등이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특성을 이해하고 성품과 성향을 잘 형성할 수 있도록 학교나 사회, 가정이 도움을 줘야 한다.
많은 북미 공공도서관은 이러한 청소년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더불어 이런 청소년 공간에서는 학습에 대한 지원이나 직업에 대한 탐색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10대를 위한 공간에는 많은 청소년 소설을 기반으로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문학에 대한 접근을 다양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첫 번째이고, 학교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보드게임이나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린이 열람실, 어린이 도서관 등 미취학아동부터 초등학생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자료실이나 별도의 도서관을 제공해 주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의 제공은 매우 부족하다. 초창기에 어린이도서관으로 시작했다가 어린이청소년도서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청소년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할해하고 있는 도서관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도서관이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거나 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나 사업이 부족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것은 학교에 국한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한다. 청소년의 사회참여, 사회 속에서 청소년을 위한 공간과 사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공공도서관도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과 공간을 기획해야한다. 물론 청소년의 도서관 이용률은 현저히 낮다. 우리나라는 교육과 입시 과열적 특성 때문에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별도의 공간과 시간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을 갖고 있지만, 청소년만의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을 도서관이 가장 안전하게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청소년들이 자아를 찾아가는데 영상, 뉴스, 도서 속에서 자료와 정보를 찾고 간접경험을 통해 경험과 사고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도서관이 보다 더 열린 공간과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하며, 공부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또래와 소통하고, 성인에게 도움을 받고,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좀 더 편안한 실내 공간을 갖췄으면 좋겠다. 획일적인 책상과 의자, 학업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환경에서 좀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특성과 자료의 필요성을 파악해서 편안한 별도의 공간과 별도의 자료제공이 필요하다. 이미 조금은 늦었을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도서관=공부>라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청소년들이 “우리들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찾아올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
2017년 7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 은 영
* 다음엔 청소년을 위한 도서목록을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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