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나도 몰라
평택시 안중도서관 이가영
마음의 집 / 김희경 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2011.
독서대상 : 초등 중학년 이상 / 분야 : 그림책
‘마음이 아프다’ ‘마음을 쓰다’ ‘마음이 가볍다’ ‘마음을 졸이다’ 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마음’에 대한 관용어가 참 많다. 이것은 우리가 얼마나 마음에 대해서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반증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마음이란 것은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이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밥을 혼자 먹는 아빠, 구석에서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에게도 하나씩 주어진 마음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이 세상의 누구도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마음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마음’을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비유해서 말한다. 문을 열어두는 정도를 사람마다 마음을 여는 정도에 비유하기도 하고, 넓은 방은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지만, 좁은 방은 자기만 들어갈 수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마음의 집은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고 표현한 부분이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은 나의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나의 감정이나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해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 마음이 불안하거나 슬프면 그 감정을 느낄 당시의 나의 마음은 불안의 것이기도 하고 슬픔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나의 마음이 정말로 나의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의문이 생긴다. 마음의 주인은 언제나 바뀔 수 있고, 그 상황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이나, 같이 사는 사람에 따라 내 마음이 변한다면 서로를 이해하는 만큼 내 마음의 집은 점점 커지고, 마음의 집이 커지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왕래를 하게 되어 내 마음을 공유하는 부분이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다. 나에게 부족한 마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나누다 보면 나의 마음의 집의 빈 부분을 다른 이의 마음의 집이 채워주게 되면 어느 샌가 내 마음의 집은 완전한 ‘나’ 그 자신이 되어 있을 듯하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마음이란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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