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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추억, 엄마꼭지연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추억, 엄마꼭지연

 

 

엄마꼭지연 / 최재숙 글, 김홍모 그림. - 보림, 2012.

 

 

군포시 산본도서관 한선영

 

 

엄마꼭지연?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낯설었다.

그림을 보아하니 연에 대한 책인데, 엄마꼭지가 무엇일까? 어른들도 잘 모르는 연에 관한 내용을 동화와 그림, 연에 대해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는 <엄마꼭지연>은 전통문화그림책 <솔거나라>시리즈의 책이다.

 

엄마꼭지연이란 제목은 표지만 주의하여 살펴보아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페이지를 몇 장 넘기면 현이의 연이 왜 엄마꼭지연인지 알 수 있다.

연에서 꼭지란 방구멍을 뚫어낸 종이를 더 작게 오려 방구멍 위를 장식한 부분이다. 이 책의 주인공 현이는 꼭지에 보고 싶은 엄마의 얼굴을 그려 엄마꼭지연을 만들었다. 연 만들기, 연날리기라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엄마를 기다리는 현이의 마음을 담아 내용을 만든 이 동화는 엄마를 빨리 만나고 싶은 현이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맞벌이 부모여서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집에서 살고 있던 현이는 곧 초등학교 입학을 하기에 이제 엄마와 같이 살 예정이다. 엄마가 현이를 데리러 오시기로 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가 언제 오느냐고 묻는 현이. 그런 현이를 위해 할아버지는 같이 연을 만들어 날려보자고 하신다. 연에 대해 박식한 할아버지께서 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현이는 엄마꼭지연을 만들며 엄마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연 날리러 나가서는 할아버지 연줄을 끊으려다 현이연이 끊겨 엄마꼭지연은 바람을 타고 동실동실 날아간다. 그 모습을 보고 현이는 엄마가 연을 보고 빨리 오시라는 소원을 빈다. 동화는 이렇게 끝나지만, 뒤표지를 보면 엄마를 보고 반갑게 달려가는 현이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시는 할아버지도 볼 수 있다.

 

현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한번 읽고서, 할아버지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다시 읽어보았다. 같이 지내며 정든 사랑하는 손자를 올려보내는 할아버지 마음, 얼마나 아쉬우셨을까? 손자에 대한 아쉬운 마음에 한 가지 추억이라도 더 남기고 싶은 할아버지가 연을 같이 만들자고 하신 건 아닐까? 연을 만들며 현이와의 추억을 함께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엔 미소가 가득하다. 방안에 많은 연이 있는 걸 보면 할아버지는 연에 대해 많이 아실 것이다.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을 손자에게 가르치며 함께 만드는 할아버지의 즐거움은 떠나는 손자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길 것이다.

 

그림을 살펴보면 현실은 유채색으로, 할아버지가 알려주시는 내용은 무채색으로 표현하여 공간을 공유한다, 또한 할아버지가 연 날리던 시절과 달집 태우는 장면에선 할아버지와 현이가 그 시대로 들어가 같이 느낀다. 추운 겨울의 모습이지만 즐거운 연 만들기, 연날리기를 통해 현이도 할아버지도 현이의 두꺼운 파란 잠바처럼 따듯한 추억이 만들어진다.

 

연을 날리는 모습에서 등장한, 생소하지만 아름다운 단어가 흥미롭고 더욱 재미있게 다가왔다. "깐닥깐닥", "동실동실", 작은 물체가 흔들리고, 움직일 때 쓰는 표현인데 현이처럼 작고 가벼운 엄마꼭지연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다.

 

어린이에게 연에 대해 쉽게 알리고자 풀어쓴 동화의 내용은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익숙지 않은 내용이 많기에 7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읽기의 흐름이 끊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놀이 연날리기를 어린이의 시각에 맞춰 재미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가 되어 다가온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너른 곳에 나가 연을 날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