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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책이 뭐길래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헤더 헨슨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김경미 옮김,비룡소, 2012

 

  책에 대한 감동을 함께 느끼는 것.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 책을 권해주는 사람들의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물론 그 책을 읽고 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말을 타고 책을 나르는 사서들(Pack Horse Librarians)'을 소재로 한 이 책은 <도서관>, <리디아의 정원>의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으로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남자아이 '칼'의 독백으로 펼쳐진다. 아주아주 높은 곳, 가족과 살고 있는 칼은 아빠를 도와 쟁기질이나, 소를 돌보는 일 등을 한다. 칼에게는 책을 좋아하는 여동생 '라크'가 있는데, 칼은 함께 일하는 것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라크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울타리를 손보던 어느 날, 말을 타고 온 낯선 아주머니. 그녀는 2주에 한 번 책을 가져다 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찾아오는 그녀로 인해 칼은 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산기슭을 따라 애써 짊어지고 온 것이 책이라니!'라고 생각하던 아이가 이렇게 변한다. '책 아주머니가 이런 어려움도 무릅쓰고 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갑자기 알고 싶다'.

 

  책 표지의 그림은 시작부터 눈길을 끈다. 해질 무렵, 책을 든 소녀가 난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개를 손으로 다듬으면서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소년의 강렬한 눈빛, 그런 그들을 먼 발치에서 말을 타고 웃음지며 바라보는 한 여자. 만일 이렇게 가정해보자. TV,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는 아주 높은 산골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친구들도 먼 곳에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책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존재는 너무도 소중할 것이다. 더욱이 그 사람이 전해주는 책을 읽게 된다면 무료한 일상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꿈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솔직한 칼의 마음을 담고 있는 글과 그런 마음을 지지하고 있는 제 3자의 시각을 보여 주는 그림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더욱이 그림은 호기심을 유발시키면서 또 한 번 보고 싶게 만든다. 옆 모습, 뒷 모습 등으로 처리한 책 아주머니의 얼굴이 궁금하다. 책읽기에 관심없는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 그리고 도서관 사서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글만 읽어도 좋다. 그림만 보아도 좋다. 글과 그림을 함께 본다면 더 없이 좋다.

 

                                                                               수원 태장마루 도서관 양 유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