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서들의 책 이야기

욕심으로 바꿀 수 없는 것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비비를 돌려줘!/ 권오준 글, 전민걸 그림. - 한림출판사, 2017.

42p. : 삽화 ; 26cm.

978-89-7094-970-3 77810 : 13,000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초등 저

o 상황별추천

아이들과 자연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김현주 (수원시 지혜샘어린이도서관)

 

 

<비비를 돌려줘!>의 주인공은 닭이다. 그런데 책표지부터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뭔가 다른 새가 눈에 띈다. 색깔도 모양도 다른데 섞여있는 닭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이들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어느 시골 농장에 욕심쟁이 암탉 한 마리와 착한 암탉 세 마리, 키 큰 수탉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욕심쟁이 암탉 한 마리는 그림에서도 바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뚱뚱하고 무섭게 생겼다. 욕심쟁이 암탉 꼬꼬는 닭장의 무법자다. 다른 암탉이 낳은 알도 빼앗아 가고 힘도 세고 심술꾸러기다. 하지만 꼬꼬는 병아리를 무척 좋아한다. 병아리를 얻기 위해 스무날 넘게 알을 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닭장 바로 옆에 멧비둘기 부부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런데 그만 멧비둘기 알 하나가 꼬꼬의 둥우리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꼬꼬의 둥지에서 태어나버린 비비를 보고 멧비둘기 엄마는 자기 새끼라고 말해보지만 욕심쟁이 꼬꼬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비비는 닭 모이도 먹지 못하고 심지어 날기까지 한다. 날기 시작하자 비비의 노란 털이 빠져버리고 꼬꼬는 더 이상 우길 수가 없어진다. 진짜 부모를 찾아 떠나버린 비비. 더 이상 심술을 부리지 않게 된 꼬꼬. 닭장 안에 평화가 찾아오고 어릴 적 추억을 찾아 비비도 찾아온다.

 

이 책을 쓴 작가 권오준은 생태 작가이자 생태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새를 관찰하여 생태동화를 써왔으며 쓴 책으로는 <날아라, 삑삑아!>,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홀로 남은 호랑지빠귀>등이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실제 멧비둘기 둥지를 보고 생각했다고 한다. 멧비둘기 어미가 새끼에게 피전 밀크’(Pigeon Milk)를 토해주는 걸 인상 깊게 본 후 닭장에서 통통한 암탉 한 마리를 보는 순간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암탉 꼬꼬가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또 멧비둘기의 생태적 습성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장점도 있다. 또 낳은 정 기른 정에 대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준다. 알과 둥지 얘기에서 빠지지 않는 뻐꾸기 얘기도 함께 나눠보면 좋을 듯 하다.

 

생태그림책들은 우리가 모르는 자연의 세계를 이야기를 통해 쉽게 전해준다. 아이들과 공부가 아닌 재밌는 자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