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서들의 책 이야기

생쥐 우체부의 여행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생쥐 우체부의 여행 / 마리안느 뒤비크 글 ; 임나무 옮김. - 고래뱃속, 2016

24p. : 삽화 ; 30cm.

ISBN 9788992505550 : \12000

o 분야

어린이책 (어린이문학)

o 추천대상

유아

o 상황별추천

여러 동물의 사는 곳, 먹는 것 등을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

 

 

김새롬 (남양주시 와부도서관)

 

 

유아 그림책을 선택할 때에는 그림책 본연의 가치를 생각하며 고르게 됩니다. 오로지 그림만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며 대강의 이야기를 상상합니다. 이 책은 여느 그림책과는 다르게 그림 자체가 단순하지 않습니다. 생쥐 우체부가 우편물을 전달하기 위해 멈추는 곳 마다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아 사는 집 내부를 섬세하게 그려 놓았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동물들이 사는 집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생쥐우체부가 우편물을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저마다 각기 다른 집을 가진 동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먹는지를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가득 차 있어 친근하게 다가올 뿐 아니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좋은 책입니다. 굳이 어른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림 안에 등장하는 볼거리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하나씩 짚어가며 눈에 담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한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볼 만 합니다.

그림을 유심히 보다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을 법한 동화의 한 장면이 그림 속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생쥐우체부가 도착한 늑대의 집 주변에 돼지 삼형제가 모여 있는 장면에서는 아기 돼지 삼형제가 떠오르는 식으로 말이죠. 동화 속 숨겨진 동화를 찾으며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숨어있는 볼거리들을 찾는 느낌이 들기도 한 이 그림책은 2016년 캐나다 퀘벡 서점 대상 수상작입니다.

 

생쥐우체부와 함께 떠나는 여행

월요일 아침, 생쥐우체부는 자기 몸집보다도 큰 짐수레를 끌고 여행을 떠납니다. 우편물의 주인을 찾아 같이 떠나봅시다. 맨 처음 도착한 곳은 곰 아저씨네 입니다. 곰 아저씨 집 벽시계가 9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침을 먹고 있는 곰 아저씨. ‘곰돌이 푸우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주인공 푸우가 항상 벌꿀을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곰 아저씨네 집 옥상에도 꿀통이 달려 있네요. 아저씨는 아마도 아침식사로 맛있는 꿀을 먹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토끼 가족입니다. 토끼 가족은 땅을 파서 만든 굴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습니다. 토끼 가족이 사는 집 지붕에는 당근이 예쁘게 열 맞춰 심어져 있네요. 하나, , , ...이렇게나 많은 당근을 심어놓은 것을 보니 대가족이 사나 봅니다. 그림책 속 토끼가족은 몇 마리인지, 그리고 당근은 몇 개가 있는지 한 번 세어 봅시다. 아참, 여기 저기 숨어 있는 토끼도 있으니 잘 찾아보아야 할 거에요. 여러분 혹시 토끼 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나요? 갑자기 똥 이야기를 하니 의아하지요? 토끼가족이 사는 집 화장실을 보세요, 작고 동그란 토끼 똥이 보이나요? 집에서 토끼를 기른 적 있는 제가 보았을 때, 그림에 나온 토끼 똥과 아주 똑같답니다. 다음에 만날 뱀 아저씨네 집은 대체 어디가 끝일까요? 무려 네 페이지에 걸쳐 그려진 뱀 아저씨네 집을 보니 뱀 아저씨가 얼마나 길고 긴 동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에 도착한 새들의 집도 구경해 봅시다.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사는 새들은 모두 부리가 깁니다. 긴 부리로 나뭇가지를 모아 둥지를 지었을 겁니다. 까마귀는 어디서 물어왔는지 온 집 안에 반짝거리는 귀금속이 가득 하네요.

다람쥐 아저씨네 도토리 배달은 참 쉽습니다. 나무 위에서 땅바닥까지 연결되어 있는 도르레에 도토리꾸러미를 올려놓기만 하면 그만이지요. ‘다람쥐 쳇바퀴 돌 듯언제나 이 방법이거든요. 용의 집에 들러 벽시계를 보니 시간은 어느덧 1115분입니다. 뜨거운 불길을 입 속 가득 뿜어내 소시지를 구워주는 용의 모습이 친근하게만 느껴집니다. 불을 뿜는 용은 상상속의 동물인가요? 현실 속 동물인가요?

두더지 아주머니네 집은 미로입니다. 생쥐우체부가 들어갔다간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두더지 집 안에는 연장이 가득합니다. 땅굴을 얼마나 열심히 팠는지 여기저기 방이 많은 두더지 아주머니입니다. 맨 구석에 있는 방에는 아주머니의 먹이가 가득합니다. 두더지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천천히 살펴봅시다.

다음으로 만난 거북이 아주머니는 주로 물속에 삽니다. 생쥐우체부는 오늘 느리게 기어 다니는 아주머니께 롤러스케이트를 전달했습니다. 느리다고 소문난 거북이에게 잘 어울리는 선물이네요.

악어네 집은 바다 속에서 육지까지 연결된 4층 집입니다. 맨 꼭대기 다락방에는 악어가 낳은 알 3개가 푹신한 이불위에 놓여있습니다. 곧 태어날 아기 악어가 기다려집니다. 3층 화장실에는 악어새가 있습니다. 악어와 악어새는 서로 둘도 없는 친구 사이입니다. 악어새는 악어의 치아 사이에 낀 음식찌꺼기를 먹고 악어는 그 덕분에 양치를 하지 않아도 치아가 썩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어낸 이야기일 뿐,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해요.

늑대 아저씨 집은 볼거리가 많습니다. ‘빨간 모자라는 동화를 읽은 적이 있는 어린이라면 나무 뒤 얼굴만 빼꼼 내밀고 있는 여린 소녀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 늑대 아저씨네 집에는 어린 양들이 잡혀 있어요. 늑대 아저씨가 몰래 잡아온 것이 분명해요. 양떼를 구출하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아기돼지 삼형제도 찾아봅시다. 늑대에게 들키지 않게 모든 양을 구해내길 바라면서요.

, 이제 마지막 소포가 남았습니다. 생쥐아저씨가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집이네요. 알고 보니 오늘은 생쥐아저씨의 아들인 토미의 생일이었네요. “토미야, 생일 축하해!”

이렇게 생쥐 아저씨의 긴 여행이 끝이 납니다. 아저씨는 내일도 어김없이 여행을 떠날 거예요. 우체부를 기다리는 많은 동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