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서평대상 서지사항
수박만세 / 이선미 글, 이선미 그림. - 글로연, 2017
40p. : 삽화 ; 27cm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 저학년
o 상황별추천
신나는 여름을 맞이하며 읽을만 한 책
걱정이 많은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
송미선(화성시 태안도서관 사서)
수박을 좋아하는 아이가 수박씨를 꿀꺽 삼키고 나서 혹시 뱃속에서 수박이 자라면 어쩌나 걱정한다. 걱정이 깊어지는 순간 ‘엇!’ 아이의 입에서 싹이 돋아나고 잎이 자라더니 어느새 수박이 주렁주렁 열려버렸다. 다음 날 아침, 할 수 없이 수박을 달고 학교에 간 아이는 교실에서 포도넝쿨, 살구나무 등 과일을 주렁주렁 달고 온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각자 포도 씨앗을 꿀꺽 삼켜서 포도 미라가 되어 버릴까봐, 살구 씨앗을 꿀꺽 삼켜서 꼼짝도 못하는 살구나무가 되어 버릴까봐 걱정한다. 저마다의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반 친구들이 하나둘 모인다. 친구들은 한참 동안 아이들의 걱정을 들어주었고, 딸기, 체리, 키위, 홍시, 참외, 자두 등 지금까지 삼킨 씨앗에 대해서도 한참 동안 이야기 한다. 그리고 씨앗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러자 ‘펑’하고 아이들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친구들의 진심어린 공감과 위로가 아이들의 걱정을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어릴 적 꼭 한 번쯤 해봄직한 상상을 이야기로 풀어 낸 책이다. 혹시 뱃속에서 수박이 자라면 어떻게 하지? 수박은 내 주먹보다도 크고 축구공만한데 내 뱃속에서 수박이 자라서 내 배가 불룩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걱정 어린 마음으로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어른들은 ‘큰일 났다’며 더욱 겁을 주곤 했다. 어린 아이에게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큰 걱정인데 말이다. 포도 씨앗을 삼켰을 때도, 살구 씨앗을 삼켰을 때도 아이들은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아이의 걱정을 덜어주는 건 역시 친구다. 반 친구들은 마치 제 일인 양 아이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준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다양한 과일의 씨앗을 먹었지만 아무런 탈 없이 지내왔다는 이야기, 책을 펼쳐 보이며 우리 몸에서 씨앗이 자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이들은 한 순간에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바로 공감의 힘이다.
때로는 아이들의 걱정이 어른들 시선에서는 허무맹랑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마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바라는 것은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아이의 시선에서 이해할 때 아이와 어른과의 풍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과 동심을 해치지 않는 좋은 어른이 곁에 있다면 참 좋겠다. 곧 다가올 여름,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수박 한 조각씩을 나누어 먹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수박 씨앗에서 시작해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펴길 바란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수박 수영장 / 안녕달 글그림. - 창비, 2015
60p. : 삽화 ; 27cm
ISBN 978-89-364-4681-9 77810
수박 씨를 삼켰어 / 그렉 피졸리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토토북, 2014
32p. : 삽화 ; 26cm
ISBN 978-89-6496-191-9 77840
겁쟁이 빌리 /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2006
28p. : 삽화 ; 28cm
ISBN 978-89-491-1163-6 77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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