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소중한 친구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안녕, 외톨이 / 신민재 글·그림. - 책읽는곰. 2016. ISBN 9791158360283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영유아, 초등 저
o 상황별추천
친구들과의 관계로 고민하거나 나만의 친구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이선희 (성남시 행정지원과 사서)
이 책을 접했을 때, 스산한 분위기에 표지 여주인공과 수묵이 어우러진 『안녕, 외톨이』라는 제목에 매료되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외톨이시간이 있었고, 지금 돌아보면 이 시간들이 나의 속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한창 교우관계로 자아를 만들어가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외톨이시간이 고통의 시간일 것이다. 특히 사는 곳이나 학원으로 묶여진 관계들이 많고, 맞벌이 가정이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혼자의 시간은 우울한 시간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외톨이’란 단어가 마음에 박혀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주인공 나는 동우를 비롯한 여러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지내고 있다. 아무리 그 아이들이 시키는 대로 가방도 들어주며 따라다녀도, 동우 패거리들은 나를 ‘찌질이’라고 놀리며 괴롭히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귀신이 살지도 모른다는 마을의 버드나무에 빨간 끈을 묶으면 축구도 하고 같이 놀아준다고 동우는 제안한다. 나는 진짜 귀신이 있다면 날 괴롭히는 저 녀석들을 진작 혼내주었을 거라 믿지만, 나의 용감함도 보여주고 싶고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고 싶은 마음에 비오는 날 버드나무로 향한다.
그런데, 으스스한 버드나무 아래에 누구지? 귀신인가? 혼자서 잔뜩 겁먹을 얼굴로 눈물을 찔끔 흘리고 있는 작고 마른 친구를 만나게 된다. 집에도 학교에도 가기 싫은 두 아이는 함께 재미나게 놀기 시작한다. 그 아이와 친구가 된 나의 마음은 괴롭히는 동우 패거리들의 놀림에도 단단해진다.
이제 애들이 날 찌질이라 불러도 아무렇지 않아.
아무리 못살게 굴어도 참을 수 있어.
나랑 놀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 있으면 그 애랑 같이 놀 수 있으니까.
그 애가 내 얘길 다 들어줄 테니까.
내 편이 되어 줄 테니까.
계속 놀리고 싶은 동우 패거리는 빨간 끈을 묶었는지 확인하려고 버드나무로 향하는데, 여자아이가 나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하고 두 아이의 놀이가 재미있었다는 의미인 것도 같은 수많은 빨간 끈들을 보고 패거리는 도망치고 만다. 내일도 같이 놀자고 약속하는 두 아이.
『안녕, 외톨이』를 처음 읽었을 때는 귀신이란 소재가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을까하는 가벼운 생각이 들었었다. 다시 그림책을 읽으면서는 주인공들의 표정변화가 보이기 시작했고, 괴롭히는 동우 패거리의 표정이 겁먹은 표정의 표지 아이보다 더 악하게 표현된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묵색으로 표현되었던 주인공의 주변이 빨간 끈을 시작으로 점점 색감이 더해지는 모습을 표현되어 졌다.
작가소개의 내용을 보고 책을 쓴 의도를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작가는 어릴 적 마음이 힘들 때 혼자 보는 일기장에 고자질을 했다고 한다. 진짜 친구를 만나는 건 어렵지만 간절히 바라면 만나게 된다고 믿는다는 작가는 그게 일기장이건 동물이건 무생물이건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나만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그림책을 읽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렵기만 아이일지라도 나만의 친구를 만들어 그 긴 시간을 당당하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작고 마르고 집에 가기 싫어하는 친구는 나처럼 외톨이일까? 진짜 버드나무 귀신일까? 아니면, 진정한 친구를 원하는 주인공 나가 투영된 또 다른 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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