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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안녕! 나도 바다 친구야

안녕! 나도 바다 친구야

 

 

파란 물고기 / 차인우, 걸음동무, 2013

 

박지예(태장마루도서관 사서)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소통의 부재라고 한다. 요즘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소통의 문제가 가장 문제점으로 대두 될 만큼 사람들 간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져있는 것 같다. 북적거리는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일행이 있어 보이는 카페의 사람들도 주변사람보다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만의 가상세계에 몰입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등 소통의 매체가 늘어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은 줄어들고 있다. 이제 우리가 만나고 싶은, 대화하고 싶은 상대는 가상 안에 살고 있다.

 

자기와 같은 몸색깔을 가진 물고기 친구를 찾고 있는 파란 물고기. 웃고 있지만 혼자여서 왠지 외로워 보이는 파란물고기는 여러 바다생물들에게 자기와 똑같은 물고기를 보았느냐고 묻고 있다. 드디어 자기와 같은 파란 물고기를 찾는 순간, 무늬가 파란색인 하얀 물고기를 마주하고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이는 비단 파란물고기가 또 다른 파란물고기를 찾지 못한 것만이 아쉬운게 아니다. 친구 할 수 있는 다른 많은 바다친구들을 만났으면서도, 자기와 같은 모양새의 물고기만을 찾기에 더 외로워 보이는 파란물고기가 아쉽다. 노란 물고기도, 불가사리도, 조개달팽이도, 문어도 함께하면 행복한 친구들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찬찬히 내용이 지닌 상징을 더듬다보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아있다. 외롭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따뜻함을 찾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가상의 모르는 사람에게 위안을 얻는 우리. 가상의 누군가의 일상생활을 시시각각 들여다보면서 내 옆의 숨 쉬는 사람에게는 무관심한 우리. 그래서인지 점점 더 삭막해지고 외로워진다.

그러나 뜻밖에도 나만 혼자인 것은 아니다. 이 그림책에서 새로이 발견한 것은, 파란물고기가 만난 모든 바다생물들도 다 다른 색과 모양새를 지닌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파란 물고기만 혼자 다른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바다 속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점만 깨닫는 다면 파란물고기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은 친구 많은 물고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심리치료사인 동시에 이 책의 저자인 차인우작가는 상징이 치유에 많은 도움을 주기에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치유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동화를 썼다고 한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것,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외롭지 않기를 바라며, 나아가 현대인 모두에게도 이시대의 차가움을 깨트리라 이 책의 상징을 통해 조심스럽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