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이야기
이야기 기차 / 사키 글, 알바 마리나 리베라 그림, 김미선 옮김. 뜨인돌어린이. 2011
기차모양으로 길게 만들어진 책은 구미도서관‘5월의 추천도서’이기도 하지만 책의 모양 때문에 읽어 보고 싶어진 책이었다.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속에 심하게 떠들고, 어수선한 아이들 셋과 통제할 의지도, 달래지도 못하는 엄마 한명과 함께 일정 목적지까지 동행해야 한다는건 참기 힘든 일 일것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기본 포용력과 아량이 넓으신 신사분인것 같다. 더구나 아이들 심리도 잘알고 있고, 타고난 이야기꾼이 아닌가 생각된다.
엄마는 객실 손님들 눈치를 보며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 한편을 말해주는데 아이들도 예측가능한 뻔한 이야기였다. ‘착한아이가 있었는데 어려운 일을 당했을때 이웃사람들이 도와주었다’... 그 이야기를 같이 들을 수 밖에 없던 앞자리 신사분은 결국 참견하게 되었고, 아저씨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다.
아저씨 이야기의 도입은 아이들 엄마와 같이 착한아이의 이야기 였다. 그러나 단순히 착한애가 아니라 ‘베르타’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 독자입장에서는 이름만으로도 입체적으로 채색 되는 듯 했다.착해서 받은 훈장 메달도 세 개나 달고, 왕자의 정원에 초대되었고 - 여기까지는 착한아이가 되어야 할 교훈적 내용이었다.
그러나 ‘배고픈 늑대가 살기어린 눈빛을 번득이며 베르타를 먹이감으로 추격하다가 베르타가 숨어버려 포기하려는 순간, 너무나 떠는 바람에 메달이 흔들리는 소리로 들통이 나서 늑대는 착한소녀를 먹어버렸다’란 말로 이야기가 끝났을 땐 읽는 독자도, 이야기속 아이들도, 엄마도 모두 황당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또다른 교훈적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화위복’‘새옹지마’의 이야기 일 수도 있고,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는 삶의 현상적 내용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 이야기속 이야기의 결론을 갖고 독서토론을 해도 풍부한 주제를 찾을 수 있으며, 이야기속 이야기라는 프레임을 갖고 구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도 좋은 도서가 될 것 같다. 또한 2009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에 라가치상을 수상한 만큼(문학성이 풍부한 도서에 주는 상)내용도 상당히 좋아서 알고보면 더욱 재미있는 책이 되리라 본다.
유향숙(성남구미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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