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진정한 부자다.
- <책을 좋아하는 아이>, 피터 카나바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2012
'부자'란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 이라고 한다. 우리는 보통 돈, 집,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부자의 정도를 가늠한다. 가진 게 많아서 부자였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그 물건들이 사라져 버리게 되면 우리는 그들을 부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부자를 동경하는 현 시대에 새로운 부자의 의미를 따뜻한 이야기로 전해주는 그림책이 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도시의 마지막 나무>, <나에게 소중한 것들>의 저자인 호주 작가 피터 카나바스가 쓰고 그린 작품이다.
텔레비젼, 컴퓨터, 자동차도 없는 조그만 집에 사는 아이들 앵거스와 루시는 부자다. 책이 많은 부자이다. 집안 곳곳에 널려져 있는 책들을 즐겁게 읽는 그들에게 책은 물건들 사이의 균형을 맞춰 주거나, 높은 창문에도 쉽게 올라가게 도와주기도 한다. 책이 더 이상 놓을 곳이 없을 정도로 많아지게 되자 어쩔수 없이 책들을 떠나보내게 된다. 그 이후 책이 없어져 버린 부재의 공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족들의 화목도 깨진다. 어느 날 루시가 빌려 온 도서관의 책 한 권을 가족들은 함께 읽는다. 책읽기의 기쁨을 만끽한 그들은 다음 날 아침 도서관으로 향하고, 책을 가득 빌린다.
짧은 그림책에도 불구하고 부자, 책과 독서, 도서관, 자녀교육 등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담겨있다. '책을 소유한다는 것'과 '책을 읽는다는 것'의 차이를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으며, 자녀를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들려주는 조언도 쏠쏠하다. 더불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현 시대에 그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 중심점에 서있는 도서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가진 게 많지 않지만. 언제나 필요한 건 전부 갖고 있다." 고 부자를 새롭게 정의해 주는 이 책은 보물같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부자다. 마음이 풍요로운 부자이다. 혹시 우리들은 책을 적게 소유하고 있다고 투정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도서관으로 가자. 그 곳에는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줄 책들이 기다리고 있다.
양유진(태장마루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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