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도서목록을 다시 생각하다
일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책 수가 4만권이 넘는다. 하루 평균 100권 이상의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이 일 년 동안 읽는 책은 고작 10권 남짓이다. 때문에 책을 읽는 다는 건 필수적으로 ‘엄정한 선택’의 과정을 수반한다.
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바로 ‘권장도서목록’이다. 권장도서 목록은 일단 나 보다는 책을 많이 읽고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누군가의 검토를 거쳐 엄선된 책이라는 믿음을 준다. 때문에 초보 독서가를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자발적인 책읽기를 저해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고, 상업적 목적, 또는 편협한 시각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권장도서 목록은 도서관에서 책을 수집하는 과정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산과 공간의 문제로 모든 책을 구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선별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구입과정에만 적용되는 문제뿐만 아니다. 도서관은 이용자들이 좋은 책, 필요한 책, 적합한 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도 권장도서 목록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9일 파주 북소리축제 ‘도서관의 날’ 전문인의 날 기념 세미나로 “권장도서목록”을 재조명하고 도서관이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책을 수집 · 보급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도서관계와 출판, 독서 관련 전문가 등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는 강창래 작가와 영통도서관 박정순 관장이 주제발표자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과 어린이도서연구회 여을환 상임이사가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주제발표로 나선 강창래 작가는 현재의 독서 감소가 과거 강압적인 독서교육의 폐해로 인한 것으로 자발적인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독서목록에 기대는 것보다 도서관 서가 사이에서 ‘도서관의 천사’를 만나라고 당부하였다. 또 사서들이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책에 대한 책 ‘메타북’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을 제안하였다.
영통도서관 박정순 관장은 권장도서 목록의 장단점과 경기도내 12개 주요도서관의 권장도서목록 활용 현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또 개별 도서관이 가진 인력 부족 등 여건을 감안하여 도서관과 도서관이 서로 연계하여 차별성을 가진 권장도서목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한기호 소장은 외부 권장도서목록에 의존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서관에 제대로 된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그들이 자발적인 전문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권장도서 목록 작성과정에서 상업성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마지막 토론자인 어린이도서연구회 여을환 상임이사는 권장도서만이 타율적 독서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복합적인 요인들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도서관이 공적 영역에서 전문인력 배치와 여러 도서관이 상호 협력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 나가자고 하였다.
이에 경기도는 앞으로도 독서 진흥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사서의 전문성을 키워나가 위한 노력이 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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