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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엄마 친구, 아저씨가 나타났다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엄마 친구, 아저씨가 나타났다 / 박현숙. - 좋은책신사고 좋은책어린이. 2016. ISBN9788928315710

o 분야

동화책

o 추천대상

초등저이상

 

 

 

박지원(안성시립 공도도서관)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경우의 가정이 존재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를 키우는 가정도 있는가 하면 아빠, 엄마 중 한명이 홀로 아이들을 기르는 가정도 있다. 이런 다양한 가정이 있는 우리 또한 어떠한 한 가지 유형의 가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주변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신과 같은 종류의 지인들도 있을 것이며 아니면 아예 다른 종류의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렇게나 다양한 종류의 가정이 있는 사람들 중 우리는 어떤 한 이혼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고 즐겁게 풀어낸 한 가족에 이야기를 담은 책 '엄마 친구, 아저씨가 나타났다'를 읽어보려고 한다.

 

할머니. 엄마랑 아빠, 이혼했어요?”

초등학생 소리는 미술시간에 하는 가족 그리기를 하는 중 짝꿍인 동승이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엄마의 웃는 얼굴이 좋아 앞니를 커다랗게 그리고, 자신의 얼굴 또한 눈도 크고 예쁘게 그리던 소리에게 동승이는 말한다.

 

"가족 그리기인데 왜 아빠는 없어?"

 

소리는 아빠가 외국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동승이는 소리의 부모님이 이혼한 것 같다고 말한다. 결국 의심하던 소리는 할머니에게 이혼 사실을 물어보고 그것이 진실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책은 소리가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알게 된 후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다는 것을 알고 엄마의 남자친구를 엿보고 미워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펑퍼짐한 엉덩이를 가진 아저씨. 소리가 미워하는 엄마의 남자친구이다.

엄마에게 꽃바구니도 갖다 주고 차도 고쳐주고, 소리가 좋아하는 돈가스도 사다준 것을 보면 확실하다. 소리는 아저씨가 엄마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한 원인에서 시작된 아저씨의 차를 긁고, 일부러 돈가스를 먹지 않는 등 작은 장난 같은 앙탈을 우리는 마냥 미워할 수 없다.

소리는 자신의 하나뿐인 엄마를 남일 뿐인 아저씨에게 뺏긴 것 같아 기분이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소리의 마음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소리는 여태껏 엄마와 둘이서도 잘 지내왔고, 아빠의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아빠의 필요성을 느껴오지 못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언젠가 소리의 새아빠가 될지도 모르는 아저씨는 소리의 입장에서는 불청객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아저씨를 대하는 소리의 나름 쌀쌀맞은 처사에도 심하다며 비난할 수 없는 것이다. 소리의 입장에서는 아저씨는 평화롭던 자신의 집에서 엄마를 데려가려는 도둑이나 마찬가지 일 테니까. 그러던 와중 소리가 어떠한 사건으로 아프게 되고 엄마와 할머니가 소리를 돌봐줄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어린아이인 소리 혼자서는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처 소리를 돌봐주지 못할 상황에 놓은 엄마와 할머니는 소리를 위해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소리는 잠에 들었지만 다시 잠에서 깨어나 자신을 돌봐준 아저씨를 보게 된다. 자기가 토한 베갯잇도 빨아주고, 자신에게 물수건도 올려준 아저씨가 고맙게 느껴지고 아저씨의 목소리도 따듯하다 느끼게 된다.

그리고 후에는 자신의 돌봐주고 나가는 아저씨의 차를 보며,

', 엄마의 남자 친구라도 괜찮을 거 같아.'

 

라는 독백 또한 존재한다. 소리가 아저씨에게 결국은 마음을 열고야 말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점들에서 엄마와 무작정 결혼하는 줄 알고 경계심을 가지고 미워하기만 했던 아저씨가 사실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자신들끼리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듣게 된 소리가 고맙기도 하고, 감동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만약 엄마가 정말 소리의 마음도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하여 남자친구와의 일들을 결정한다면 소리 또한 큰 상처였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와 남자 친구는 소리를 생각해왔고 계속 소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리가 편견을 가지고 아저씨를 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엄마 또한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리만을 바라보며 살 수 없는 것 또한 맞다. 소리는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고, 그렇다면 언젠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계속 소리의 곁을 지켜줄 수가 없고, 소리 또한 그럴 것이다. 우리는 이 가족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엄마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소리와, 갑자기 달라진 딸의 변화에 당황하는 엄마, 엄마와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소리에게 돈가스를 사주는 아저씨. 우리는 이러한 등장인물들에게 퍽이나 귀엽다는 인상을 받는다. 서로를 위해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상대의 마음 또한 헤아리는 인물들은 자신의 행복함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만 봐도 우리에게 작은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소리와 같은 고민들을 겪고 있거나, 작고 귀여운 감동을 받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