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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외갓집이 심심하다고?!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덤벼! / 김성은 글, 장준영 그림. - 책고래, 2016.

[32] p. : 천연색삽화 ; 25 cm.

ISBN 979-11-87439-07-3 77810 : 12,000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 저학년

o 상황별추천

할머니 댁에 가는 게 지루한 아이, 명절

 

 

 

이윤정(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

 

 

덤벼!’ 책 제목만 보고는 그 내용을 상상하기가 조금 힘든 책입니다.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든 생각은 이 책은 용감한 한 아이의 이야기일까?’였습니다. 그렇게 책을 서가에서 빼내 표지를 보고 든 생각은 이 책은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의 이야기일까?’였습니다. 책을 펼쳐 첫 페이지를 보자마자 상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펼쳐졌습니다.

 

덤벼!는 시골에 있는 외갓집에 놀러간 아이가 심심함을 이기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로 아이, 부모 할 것 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외갓집은 심심해.’ 할머니와 엄마가 주방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옆에 거실에서 아이가 소파에 앉아 하품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외갓집에 놀러갔을 때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입니다. 같은 시골이어도 항상 사촌들이 바글바글한 친가와는 다르게 외갓집은 늘 조용했고, 심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심한 아이는 혼자 밖으로 나오지만 할머니네 강아지는 잠을 자고 다른 집 강아지는 사납게 짖고, 시골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가에 똥을 밟기도 하고 풀숲을 탐험하기도 합니다. 여느 시골의 풍경과 다르지 않아 아이에게는 외갓집을 떠올리게 하고, 부모에게는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풀숲에 들어온 아이는 여러 곤충 친구들을 만나지만 아이의 목소리에 모두 날아가 버리고 사마귀만 남았습니다. “, 덤벼!” 아이는 사마귀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심심해하던 아이는 사라지고 어느새 외갓집은 재미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외갓집은 집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처음 외갓집에 가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고 심심하지만, 알고 보면 즐거운 일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아이가 다시 심심해지려고 할 때쯤 아빠가 데리러 오셨습니다. 밖에 나가 한껏 뛰놀다 지쳐 집에 돌아와 쉬다가 다시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아빠의 차 소리가 들리고 다 같이 집으로 돌아가던 모습도 공감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아이는 재미있던 외갓집의 기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는 차를 타고 집에 가면서 엄마, 아빠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외갓집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다 말하고 나면 어느새 집에 도착해 있을 것만 같습니다.

 

덤벼!에 나오는 아이의 이름이 무엇일까요? 저자는 아이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읽다보면 어느샌가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외갓집에 도착하면 심심해 엄마를 보채다가 혼자 밖으로 나가 이것저것 새로운 것들을 보고 몇 시간을 훌쩍 보내다 돌아오던 때가 생각납니다.

 

덤벼!는 외갓집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이며,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그림책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