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서평대상 서지사항
아빠는 접속 중 / 필립 드 케메테 글·그림. - 푸른숲주니어. 2016. ISBN 9791156750888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영유아, 초등저
o 상황별추천
핸드폰과 컴퓨터에만 집중하는 아이들
이선희 (성남시 행정지원과)
요즘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과 함께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필수품이 있다. 그건 바로 휴대전화나 넷북 등 인터넷이 가능한 기기들이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자신들의 놀이기구가 없는 공간이 무척 답답하고 심심한 공간이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부모에게 매달리기 쉬운데, 요새는 이것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아이들에게 만화나 각종 프로그램을 보여주면 손쉽게 집중하고 어른들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보채기 시작하면, 쥬니버나 유튜브에 자연스럽게 접속하여 화면을 보여준다.
영아는 화면에 집중하는 정도라면, 연령대가 올라가면 자연스러운 터치와 부모의 감시망을 피하여 자유롭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 더 기다리기도 하는 것 같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휴대전화에 집착하게 되는데, 한 번 습관이 되어버린 것을 나중에 끊어내기는 굉장히 어렵다. 보통 인터넷 중독은 어린이나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SNS가 활발히 이용되면서 성인들도 심각한 중독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아빠는 접속 중』에서는 하루 종일 컴퓨터를 끌어안고 사는 아빠 펭귄이 등장한다. 눈은 항상 컴퓨터를 보고 있으며, 인터넷 뉴스에 날씨 확인에 온라인 친구들의 소식을 살피느라 식사시간에도 가족들과의 대화는 없다. 아들 펭귄이 질문을 해도 컴퓨터를 하느라 대꾸가 없는 아빠 펭귄. 아들은 아빠가 접속하지 않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뿐이라고 생각한다. 놀아주지도 않고, 대답도 없는 아빠가 사이버 아빠일까 하는 고민하는데, 친구들까지 아빠가 인터넷 중독이 아니냐고 놀린다.
어느 날 아침 인터넷 접속이 안되어 아빠는 안절부절하게 되고, 인터넷이 접속되는 곳을 찾기위해 집을 나가 빙판 위를 걸어 멀리멀리 걸어갔다가 빙판이 갈라져 둥둥 떠내려가게 된다. 아빠가 걱정된 엄마와 아들은 밤새 기다리는데, 새벽쯤에 빙하를 밀어주는 북극곰 덕분에 아빠는 무사히 가족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 이후 접속되지 않는 컴퓨터는 스케이트 보드로 사용하여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아빠는 접속 중』에서는 인터넷 중독에 걸린 아빠가 주인공이지만, 현실에서의 아빠, 엄마, 나 자신 모두의 모습을 펭귄에 빗대어 보여준다. 각자의 휴대전화에 빠져 대화가 없는 식사시간을 보내거나, 데이트를 하는 연인이 각자의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모습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남극의 펭귄들이 아니라 우리의 모습을 꼭닮아있어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거기에 속표지의 인터넷용어들, 이글루의 와이파이, 아이스북 친구들의 특징 등을 센스있게 조합한 그림들이 현실감각을 더욱 높여준다.
아빠 펭귄이 위험에 처했을 때,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 것은 아빠의 수많은 아이스북의 사이버 친구들이 아니라 현실 친구인 북극곰이었다. 사이버 친구들과의 소통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주변과의 소통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또한, 항상 인터넷 접속 중이어도, 빙하가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 인터넷 접속을 시도하는 아빠를 있는 그대로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가족의 사랑도 느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컴퓨터 보드 너무 멋지지 않나요?
그런데, 익숙한 아빠 펭귄이 우리 집에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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