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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웃음은 힘이 세다

웃음은 힘이 세다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웃음은 힘이 세다/ 허은미 글 - 한울림어린이. 2015. 9788998465742

º 분야

그림동화책

º 추천대상

유아

 

 

 

김새롬 (남양주시 평내도서관)

 

 

이 책의 저자인 허은미 작가는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사진 속 하얀 치아를 다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추억어린 자신의 모습을 보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어리고 철없던 시절, 아무 걱정 없이 그저 행복했던 어린 시절과는 사뭇 다르게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웃음을 잃어버린 자신뿐만 아니라 또래의 부모들, 그리고 어릴 적 사진 속 아이처럼 그저 행복한 아이들에게 웃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의 맨 표지에 있는 빨간머리 여자아이는 얼마나 크게 웃는지 눈이 실처럼 가늘고 붉은 입은 태양처럼 큼지막하게 벌린 채 웃고 있다. 소리가 없는 책이지만 왠지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빨간머리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또 독특한 것이 이 그림책의 모든 그림은 펜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실, 펠트지, 아기자기한 조각 천을 가지고 완성하였는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입체감과 생동감 있게 묘사한 그림을 접하면서 그 그림책을 그린 윤미숙님께서 작가의 글 솜씨에 부응하고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 부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윤미숙은 이 책의 제목이 자신의 마음을 끌어당겨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제목을 보고 친구들을 웃기기 좋아했던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림 속 친구들은 모두 빨간머리 소녀를 웃겨보겠다는 사명감이라도 가진 듯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림이 책의 내용을 아주 맛깔나게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작가와 그린이의 의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조카에게 이 책을 보여주었다. 맨 첫 장을 넘기며 하는 말이 빨간 단발머리 여자아이만 혼자 슬퍼 보인다며 왜 웃지 않는 것이냐고 나에게 질문을 했다. 나는 조카에게 빨간머리 친구가 왜 웃지 않는지 같이 살펴보자며 한 장 한 장 천천히 그림을 살펴보도록 했다. 조카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림 속 아이들을 보면서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모르는 사람이 웃고만 있어도 그 모습을 따라 나도 웃게 되는 것. 웃음의 전염력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그림책 속 등장인물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 지 웃는 눈에 눈물까지 고여 가며 배를 움켜잡고 박장대소를 하고 있다. 특별한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저 다른 사람이 웃고 있는 그 모습이 재미있고 즐거워 보여 빨간머리 소녀도 이내 박장대소하게 된다. 웃음은 힘이 세다라는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웃음의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알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 보통의 성인이 이유 없이 웃는다면 그것은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남들 눈치 살필 이유 없이 부모와 자녀가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서로 웃을 이유를 굳이 찾지 않고 웃어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 물론 팍팍한 삶에 찌들어 웃음을 잃은 성인이 혼자 보아도 좋을 법 한 책이니 걱정하지 않고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점점 웃음을 참지 못하는 빨간 단발머리 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저절로 웃음 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랄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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