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위로
위로(慰勞)의 뜻은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이라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면서 격게되는 슬픔과 괴로움은 참 많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처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는 슬픔은 정말 말할 것도 없겠죠. 좋아하고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도, 가족처럼 친밀하게 지내던 애완동물을 보내야 할 때도, 친구와 싸웠을 때도, 내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았을 때도 우리는 많은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감정이라는 것이 참 이상해서, 즐거움이나 기쁨, 괴로움이나 슬픔에 빠졌을때 그 감정은 점점 커져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하죠.
옛 지혜로운 임금 솔로몬의 반지에 써있다는 문구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위로가 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승리감에 취하고, 기쁨을 주최하지 못할 때, 이 즐거움 역시 지나갈 것임을 기억하고, 마음의 괴로움을 이길 수 없고, 내 온 몸이 다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때에도 '이것 역시 지나가리라'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겠죠.
우리가 기쁨이나 슬픔이나 그 감정 속에 있다는 건, 소중한 것 입니다.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슬픔 역시 마음껏 슬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감정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 이니깐요.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충분히 그 슬픔을 느껴야 합니다. 그 슬픔이 전해지는 주변의 우리들도 함께 슬퍼해야 합니다. 함께 울어주고, 함께 손잡아주는 그 행동이 괴로움이나 슬픔이 달래지는 것이니깐요. 그래서 위로의 정의가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줌"인가 봅니다. 우리의 작은 손짓이 괴로움을 덜어줄 수도 있고, 슬픔을 달래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슬픔이 너무도 개인적 일 때, 괴로움이 너무 커서 위로의 손길조차 부담이 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나의 슬픔이나 괴로움을 숨기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잘 지내는 줄 알지만 정작 나는 너무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위로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길거리에는 ‘프리허그’라는 것이 등장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그런 상태에 있나요? 나의 슬픔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끄럽거나, 내 슬픔은 슬픔도 아닌 것 같이 느껴지시나요? 물론 더 슬프고, 더 괴로운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변에 더 큰 슬픔이 있다고해서 내 슬픔이 슬픔이 아닌 것은 아니지요. 그럴때면 우리는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 스스로의 위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책"입니다.
책읽기는 내가 스스로 책을 읽는 것이면서도 ‘나’ 외에 다른 이에게 귀 기울이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책읽기는 아주 개인적인 행위이면서도 사회적인 행동인 것입니다. 책 읽기는 여러 효과가 있습니다.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여유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기도 합니다. 지식을 주기도 하고, 남을 이해하는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위로가 되는 일도 하죠.
<위로가 되는 책읽기>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너무도 큰 슬픔을 맞이했습니다. 그 슬픔은 정작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에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 슬픔을 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너무 슬프고, 화가 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변의 어린 초등학생 친구들에게 '배'가 두려운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문명의 이기이고, 물을 건너기 위한 정말 필요한 도구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바꿔가야 할 것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내 개인의 하나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면 바꿔가고, 무엇인가 목소리를 내야한다면 내야겠지요. 그렇게 우리는 말과 행동으로 이웃의 괴로움과 슬픔을 위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치료해 나갑시다. 물이 스스로를 깨끗하게 정화해 가듯, 우리도 우리 속의 마음의 목소리를 들어봅시다.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 그리고 주변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책'을 한권 권해 봅시다.
때로는 손을 잡아주는 것보다. 한번 안아주는 것보다 그 사람의 마음을 더 다독거려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그런 의미에서 몇 가지 책을 추렸습니다.
전 국민이 슬픔 속에 있기에 전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 주면 좋겠습니다. 주변의 위로가 버겁다면 책을 한번 열어보세요. 아이들만 읽는 책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그림책> 한 권 꺼내보면 어떨까요? <만화책>도 좋습니다. 무슨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목록을 참고하세요. 물론 이 목록에 없는 책들도 좋습니다. 그냥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책을 열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책 속 수많은 활자에 눈길을 주세요. 그 활자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읽어갈 것입니다.
주변에 책이 없다는 말씀은 마세요. 지금 바로 도서관으로 가시면 됩니다. 책이 모여있는 그 공간이 책을 읽지 않아도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책들이 서가에서 여러분에게 말을 걸 것입니다. 도서관에 가서 귀 기울여 보세요. 당신이 듣고 싶어하는 그 말을 지금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마음을 위로하는 책읽기> 첫번째 목록을 선보입니다.
향후 경기도 도서관 사서선생님들과 논의해서 좀 더 알차고, 다양한 목록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목록 외에 다양한 도서목록이 필요하시면 경기도 독서포탈 '북매직'(www.BookMagic.kr)에 가시면 다양한 독서정보를 받아 볼 수 잇습니다.
<클릭하면 도서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들은 이 목록을 자료실에 비치하고, 자료실 앞쪽에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도서들이 도서관을 방문하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말을 걸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위로를 받고, 그렇게 우리는 힘을 얻고, 주변을 돌아보고, 다 같이 함께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도서관이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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