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제조기는 바로 너야
나는 어린이입니다/콜라스 귀트망 글/델핀 페레 그림 /베틀북/46쪽/2012
군포중앙도서관 사서 이시영
1972년 파리에서 태어난 저자 콜라스 귀트망은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2012년 창의성과 독창성이 높은 작품에게 수여되는 소시에르상을 수상했다. 아이들의 정체성을 찾아주고 자아 존중감을 도와주는 철학동화이다. 델핀 페레의 삽화는 식물, 나무, 동물, 우산, 양말 컷을 모아놓은 듯 간결하면서도 재미와 호기심을 더해준다.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슈퍼 영웅은 아무리 높이 날아도 절대 어지럽지 않아!》, 《내 앞의 인생》, 《난 그림 그릴 줄 몰라요》 등이 있다.
레오나르의 부모는 주말마다 시골에 내려와 조용하게 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레오나르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골생활을 싫어한다. 비가 개인 어느 주말 작은 오솔길을 산책나간 레오나르에게 사건이 생긴다. 오솔길에서 양을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다. 양는 레오나르에게 어디에 쓰이는 아이냐고 묻는다. 레오나르는 병따개, 이불, 책상 등을 떠올리며 자신이 어디에 쓰이는지 생각해 보지만 어디에도 쓰이지 않는 것같다. 암소와 암탉도 어린이가 어디에 쓰이는지 묻는데 레오나르는 마땅히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화가난다. 암소는 신선한 우유와 치즈를 만들고 암탉은 신선한 알을 낳고 양은 털을 깎아 멋진 조끼를 만들 수 있는 쓸모있는 동물들이라고 자랑한다. 레오나르가 나는 어린이이고 엄마아빠에게 뽀뽀도 해드리고 심부름도 한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동물들은 쓸모없는 아이라고 비웃는다. 그러더니 암탉은 늑대가 도와줄거라며 데려가서 늑대에게는 레오나르를 잡아먹으라고 시킨다. 양은 늑대에게 종아리가 제일 맛있어 보이니 얼른 먹으라하고 암탉은 팔부터 먹으라고 암소는 엉덩이부터 먹으라고 부추기까지 한다. 겁이나기 시작한 레오나르의 기분.
"거실에 강도가 들어온 것 같고,
내 침대 아래에 괴물이 있는 것 같고,
벽장에 귀신이 숨어 있는 것 같고,
저녁 식사 식탁 위에 온통 초록색 나물만 잔뜩 놓여 있을 때 같았죠.“
하지만 늑대는 상하고 오염된 도시아이라서 먹지 않겠다고 한다. 그말에 레오나르는 자신이 쓸모없는 아이에 늑대조차 먹지 않는 아이라고 깨닫고 큰 충격을 받는다. 엄마 아빠가 있는곳으로 훌쩍이며 돌아가는 레오나르는 소방서 사이렌소리에 자신을 찾고 있다고 기뻐했으나 그 소리마저 자신을 찾는게 아니고 엄마 아빠도 나무 발치에서 낮잠을 주무시느라 자신이 없어진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엉엉 울어버린다. 레오나르는 쓸모없는 자신을 커다란 쓰레기통에 버릴것이라 믿고 엄마에게 어린이는 어디에 쓰냐고 묻는다.
“레오나르, 어린이는 뭔가에 쓰이는게 아니야...하지만 어린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될 수 있거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멋진 교수가 될 수도 있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케이크를 만드는 요리사가 될 수 도 있고, 나쁜 도둑들을 잡는 경찰이나 불이 난 곳에 달려가 사람들을 구하는 소방관이 될수도 있지. ..지금 이순간 너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단다. 그건 바로 네가 엄마 아빠의 행복제조기라는 거야. 네가 있어서 엄마아빠는 매일 웃고 매일 행복하거든.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예비초등학생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은 책이다. 또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표현이 어려운 부모님이 아이에게 읽어주면 작은 가슴을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줄 수 있겠다
이 책이 2012년 소시에르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어린이의 의미를 재치와 익살로 그려 낸 마법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린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철학동화.
총 46쪽의 가벼운 두께와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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