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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힘이 센 장수풍뎅이야

o 서평대상 서지사항

힘이 센 장수풍뎅이야 / 김진 글 ; 유승희 그림. - 비룡소, 2017

44p. : 천연색삽화 ; 29cm.

ISBN 9788949103143 : \11000

o 분야

유아 그림책(국내 창작동화)

o 추천대상

유아, 아동

o 상황별추천

자연생태그림책으로 장수풍뎅이의 삶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김새롬 (남양주시 와부도서관)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절, 여름방학이면 선생님께서는 곤충채집 숙제를 내주곤 하셨어요. 문구점에 들러 곤충채집 가방과 막대기를 사서 친구 몇몇과 어울려 근처 가까운 산이나 들로 곤충을 잡으러 나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매미가 울어대는 소리가 도서관을 에워쌉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 크고 시끄러웠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작아진 매미 소리를 들으며 여름이 끝나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어렸을 적 그 기억이 떠올라 고르게 된 이 책은 장수풍뎅이의 삶의 시작과 끝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한 생태그림책입니다.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장수풍뎅이의 모습이 매우 자세하고 사실적이어서 사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장수풍뎅이의 한 살이를 자세하게 설명해준 덕분에 장수풍뎅이의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책 한권만 가지고 곤충채집을 가더라도 여러 종류의 장수풍뎅이를 비교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 이 책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장수풍뎅이의 한 살이

겨울잠에서 깬 장수풍뎅이가 좋아하는 나무는 참나무입니다. 참나무는 장수풍뎅이 뿐만 아니라 장수말벌과 톱사슴벌레도 좋아합니다. 서로 참나무 즙을 더 빨기 위해 다투지만 딱딱한 갑옷을 걸친 장수풍뎅이를 당할 곤충이 없습니다. 배가 부른 장수풍뎅이는 햇빛을 좋아하지 않아 썩은 나무나 낙엽 밑으로 몸을 숨겨 낮잠을 잡니다. 낮잠을 자는 동안 눈치를 보던 다른 곤충들이 몰려와 참나무 즙을 양껏 먹습니다. 다시 밤이 오면 장수풍뎅이는 짝을 찾아 헤맵니다. 수컷은 더듬이를 통해 자신의 짝을 찾아냅니다. 짝짓기를 한 암컷은 낙엽 사이에 알을 낳습니다. 작은 몸으로 100여개 정도의 알을 낳은 암컷은 곧 죽고 맙니다. 이것이 암컷의 숙명입니다. 쌀알보다 조금 작은 장수풍뎅이 알은 흙 속에 있는 물을 빨아들이며 몸을 키웁니다. 총 세 번의 허물벗기가 이어지고, 허물을 벗을 때마가 몸집도 두 배씩 커집니다. 이 때,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땅 속에 사는 두더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두더지는 냄새로 애벌레를 찾아 사정없이 먹어치우기 때문이에요. 암컷 풍뎅이가 100여개의 알을 낳았지만 살아남은 애벌레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살아남은 애벌레는 본인의 부모가 그랬듯이 긴 겨울잠에 들어갑니다. 겨울잠에서 깨면 멋진 성충이 되어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에요.

봄이 되면 하얗던 애벌레의 몸은 노랗게 변합니다. 그리고 그 옷을 또 한겹 벗어내면 하얀 번데기가 되고, 그 번데기는 서서히 갈색 빛을 띠게 됩니다. 이제 여름입니다. 마지막 허물을 벗은 번데기는 장수풍뎅이의 모습을 갖춰갑니다. 한여름이 되면 장수풍뎅이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본인의 아빠와 엄마가 그랬듯, 참나무 위에 올라 즙을 빨아먹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엄마 아빠의 삶을 살아갑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저는 이 책을 통해 장수풍뎅이의 한 살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한여름에 잠깐 왔다가는 장수풍뎅이가 이 짧을 여름을 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답니다. 작은 곤충도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 덕분에 마치 숲 속에 있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곤충을 징그럽게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장수풍뎅이를 만나게 된다면 반가운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해 장수풍뎅이를 좀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곤충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에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자세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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