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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나는 죽음이에요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나는 죽음이에요 / 엘리자베스 헬란 라슨 글; 마린 슈나이더 그림; 장미경 옮김. - 마루벌, 2017.

48 p. : 천연색삽화 ; 26 cm.

ISBN 978-89-5663-574-3 77850 : 11,000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 저학년

o 상황별추천

죽음이 뭐예요?” 대답이 곤란한 상황

 

 

이윤정 (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

 

 

책 제목을 보면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나는 죽음이에요가 바로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머리에 예쁜 꽃을 단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등장하면서 죽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삶이 삶인 것처럼 죽음은 그냥 죽음이지요.” 맞습니다. 죽음은 그냥 죽음입니다.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망설입니다. “죽음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들으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혹여나 죽음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를 어린 아이들이 알고 상처받지는 않을까, 아직 이런 단어를 알기에는 어린 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이가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죽음은 이야기합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든 찾아가고, 언제든, 어디든 찾아간다고. 그 중에서도 죽음은 오래 살아 주름이 많은 사람들을 자주 찾아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삶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죽음은 찾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다정하고 친근감 있게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놀라지 않게 죽음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또한, 죽음은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찾아가지 않으면 뿌리와 새싹이 자라날 자리를 마련해줄 이가 누구인지, 자신이 사라진다면 이 땅에 태어나는 생명의 자리를 마련해줄 이는 누구인지. “삶과 나는 하나예요.” 그렇습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땅에 씨앗을 심고 나무가 자라고 잎이 자라나고 열매를 맺고 떨어지고 잎이 떨어지고 다시 봄이 오면 잎이 돋아나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땅에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고 원하는 삶을 살면서 나이가 들고 삶을 떠나보내는 건 무섭거나 두려운 일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은 늘 함께합니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아이들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해하기 쉽고 친근하게 들려줍니다. 죽음이 주인공이 되어 나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니 겁낼 이유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죽음이 두렵다면 그 답은 사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죽음은 삶이고 죽음은 사랑이고 죽음은 바로 이 책을 읽는 당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누구든 죽음을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은 바로 나 자신이고, 우리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더 이상 대답을 회피하지 말고, 이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세요. 죽음은 그냥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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