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가 들려주는 바닷소리
o 서평대상 서지사항
할머니의 여름휴가 / 안녕달 글·그림. - 창비, 2016. 978-89-364-5495-1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부터 초등저학년
o 상황별추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어린이들
이은주 (남양주시 오남도서관)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동안 겪은 여름 중에 가장 무더운 여름이어서 시원한 바다가 올해처럼 그리웠던 적도 없었다. 당장 달려가고 싶은 시원한 바닷가에서 강아지는 신나게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할머니는 수영복 차림으로 수박 반통을 들고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바닷가에 둘만 있어 외로워 보일수도 있으나 전혀 아니다. 즐거워 보이고 시원해 보인다. 『할머니의 여름휴가』라는 그림책의 표지내용이다. 군더더기 없이 노란 모래와 비치빛 바다가 표지전체를 차지하여 시원하기도 하다. 재밌는 상상력과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돋보이던 『수박 수영장』을 펴내며, 아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사랑을 받은 안녕달 작가의 두 번째 창작그림책이다. 이 책도 색연필로 채색이 되어 있어 가볍고 따스한 느낌이 든다.
어느 여름날,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손자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손자는 여름휴가로 바닷가를 다녀왔지만 할머니와 함께 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바닷가에서 주워온 소라를 선물한다. 소라를 귀에 대면 바닷소리가 들린다. 고장 난 선풍기로 더위를 견디던 할머니는 함께 지내던 강아지 메리와 그 소라 안으로 들어가는데...
메리와 바다로 여름휴가를 온 할머니는 갈매기와 수박을 나눠 먹고, 바다표범과 뒹굴며 바다햇볕에 살을 태우고, 기념품가게를 들르기도 한다. 기념품가게에는 ‘바다냄새 방향제’, ‘바닷바람 스위치’, ‘바다여행 소라’ 등 수 많은 바다관련 기념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바다에서 휴가를 즐기고 돌아온 할머니와 메리는 고장 난 선풍기에 ‘바닷바람 스위치’를 끼워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에,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덧붙여 보는 이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책이다. 고령화로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 많아지고, 자녀나 손자들은 가끔 들러 그 분들을 보살피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그러나 어둡고 우울하지 않게 위트 넘치는 상상력으로 밝고 행복함을 느끼게 하고 위로를 준다.
이번 그림책에서 할머니가 여름휴가를 보내는 바닷가 풍경은 특히 작가가 정성을 들여 그린 아름다운 장면들로 채워졌다. 탁 트인 구도와 맑은 색감으로 표현된 비취빛 바다와 고운 모래톱 장면은 무더위를 잊게 하는 청량감을 전하며, 할머니에게 휴식과 위로를 선사한다. 이 바닷가 풍경은 그림책을 읽는 아이에게는 바다를 향한 설렘과 두근거림을, 어른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연필과 색연필의 고운 필치로 완성해 나간 바닷가 전체 풍경이 따스한 분위기로 펼쳐지고, 만화 형식의 컷 분할로 변화를 주어 화면에 리듬감을 만든다. (출판사서평 중에서)
그동안 다른 이의 책에 삽화만을 그리던 안녕달 작가가 지난해 여름 ‘안녕달 그림책’ 이라는 이름으로 ‘수박수영장’, 올 여름에는 ‘할머니의 여름휴가’, 여름마다 재미있는 창작그림책을 내고 있으니, 내년 여름에는 과연 어떤 책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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