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의 힘이 주는 위대함

행동의 힘이 주는 위대함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우리에겐 놀이터가 필요해요 / 쿠루사 글, 모니카 도페르트 그림/유혜경, 최성희 옮김

- 찰리북 . 2016. ISBN 978-89-94368-42-9

o 분야

그림동화

o 추천대상

초등고학년

o 상황별추천

주민 자치에 대한 완전한 이해

 

 

이연수 (수원시 북수원도서관)

 

 

제목에서 절박함이 느껴져 선택한 책 이였다. 내용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산호세 달동네 아이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것이다.

1920년대 베네수엘라가 커피대신 석유 수출을 시작하면서 커피 농장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고 농촌사람들이 카라카스와 같은 도시로 이주하면서 언덕 빼기 판자촌에서 비참한 판잣집 생활을 하게 된다. 일자리를 갖기 위해 도시로 온 어른들은 일을 찾아 집을 비우고 아이들은 학교에 돌아와 노는 공간을 찾기 위해 헤매게 된다. 처음 아이들이 찾은 뛰어놀 공간은 길거리였다. 하지만 길거리는 트럭들이 달려와 놀 수가 없게 되자 언덕 꼭대기로 장소를 옮겼다. 새롭게 찾은 언덕 꼭대기도 놀기에는 적합하지가 않았다. 하수구에 공이 빠지거나 남의 집 지붕에 공이 올라가고 전신주에 연줄이 걸리는 등 놀만한 환경이 되지 않았다.

한창 뛰어 놀고 싶은 아이들은 놀 공간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하고 마침내 시장님 면담을 계획한다. 생업에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스스로 아이들의 요구사항을 적은 현수막을 만들고 시청에 찾아가지만 시장을 만나기 위해 간 시청에서 시장을 만나기도 전에 입구부터 경비 아저씨의 제지와 소란을 피워 유치장에 데려가겠다는 경찰관의 협박에 옥신각신하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계속 갈등이 지속되자 부모님과 도서관 사서선생님, 기자가 출동을 하게 되고, 시장은 사람들을 의식하고 일단 약속을 한다. 신문기자도 아이들의 놀이터에 대한 요구사항을 적은 기사를 신문에 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작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은 보여 지지 않게 된다. 점점 약속했던 시청 사람들도, 어른들도 하나둘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침내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이터를 만들기를 의논하고 하나둘씩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모인 친구들은 하나둘씩 형이나 누나, 나중에는 어머니 아버지까지 불러 모으며 시청의 도움 없이 각자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물건들을 기부하면서 놀이터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내용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라와 피부색은 다르지만 비슷한 배경이 보여서인지 다른 나라 이야기 같지가 않아 절대 공감으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도시의 공업화로 인한 농촌 인구 유입, 그로 인한 주택 부족, 같은 도시 안에서 빈부격차, 애들이 뛰놀던 골목이 차들이 다니면서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 시민의 요구를 정치적, 전시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 등, 공감이 되는 내용이 요소요소 펼쳐진다.

 

놀이터. 우리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에 대하여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나? 그리고 얼마나 알고 있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가 있다하여도 놀이터 환경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살펴본 적이 있나? 그나마 아파트 단지는 아이들이 놀 수 있지만, 아파트 단지 놀이터가 아닌 주거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놀이터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행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전락하거나 노숙자들의 쉼터가 되어버리는 곳도 많다.

도시의 사람들과 차가 넘쳐나 놀이터였던 공간들도 주차공간으로 잠식당하고, 예전 주택가 골목은 소꿉장난하고 숨바꼭질하던 아이들의 놀이터에서 자동차가 빽빽하여 걷기조차 쉽지 않은 지금 현실에서 베네수엘라의 아이들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이 주는 시사성은 국제아동도서협의회 아너상, 로스 메호레스 델 방코 델 리브로선정, 스키핑 스톤스 북 워드상, 디 아더 워드상 등을 수상하였다.

 

책 표지에 씌어진 ‘ 전 세계 어린이에게 행동의 힘을 보여준 위대한 책!’이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는 책으로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