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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27 스스로 이름 짓다, 나는 강한 바리다
  2. 2018.09.27 역사의 나들목 여기는 항구
  3. 2018.09.27 혼자인 그림자는 없어
  4. 2018.09.27 우리 할머니는 마귀할멈
  5. 2018.09.27 재미있게 먹는 법
2018.09.27 14:04

스스로 이름 짓다, 나는 강한 바리다

스스로 이름 짓다, 나는 강한 바리다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 김선우 글; 양세은 그림. - 단비. 2014. 9791185099194

º 분야

 청소년 소설

º 추천대상

 청소년

 

 

 

이수경 (평택시 장당도서관)

 

 

 

얼마 전 예능프로그램에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외국으로 입양된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엄마도 34년 동안 아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 저건 범죄 아닌가라는 마음마저 생겼습니다. 이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폭력적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았으나 스스로 무조신(巫祖神)이자 저승을 관장하는 바리공주는 신화를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이야기입니다. 바리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비루한 존재에서 삶과 죽음의 고난 끝에 저승을 관장하는 신, 고귀한 존재로 거듭납니다. 바리 이야기는 핏빛 성찰을 통한 최고의 성장 드라마입니다. 김선우 소설가는 몇 천 년을 내려오며 주류 사회의 관습이 묻은 바리 이야기를 오늘의 청소년과 독자들에게 의미있게 촘촘히 직조하였습니다. ‘버려진 여자아이바리는 버림받았기에 상실과 결핍에 시달리고 고통스럽습니다. 비리공덕할멈과 할아범, 바람의 말 무구의 보살핌에도 가슴에 난 구멍은 쉽사리 메워지지 않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부모에 대한 원망이 켜켜히 쌓입니다.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바리는 존재의 고통과 의미를 묻고 또 묻습니다.

 

사람은 왜 태어나는 것일까. 태어난 것들은 왜 죽은 것일까.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걸까.......(중략)......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목숨이라는 말. 버려진다는 것. 보살핀다는 것......(중략)......여자아이라서 버려진 아이가 정말 여자가 된다는 것.’

 

버려진 바리는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자신을 찾기 위해 질문을 멈출 수 없습니다. 오구대왕의 부름으로 세상을 둘러 본 바리는 버림받지 않아도 고통스러운 백성들의 삶에 충격 받습니다. 바리는 효심이 아니라 낳아준 은혜를 갚기 위해 불나국 백성들의 지옥 같은 삶을 구제하기 위해 서천서역으로 가겠다 선언합니다. 바리는 세상의 이쁜 것들은 죄다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임을 알기에 고난의 길을 갑니다. 약수를 구하러 가는 서천서역의 길은 바리에게 끝없는 대가를 요구합니다. 바리는 지옥의 고통에서 시시비비의 판단을 넘어서는 선과 악의 모호함을 경험합니다. 이 세상 삶과 생명의 의미를 존재 그 자체에서 찾는 넓고 깊은 눈을 가지게 됩니다.

 

유리산 벽 앞에서 바리는 버려졌던 여자아이에서 나는 강한 바리다.’ 스스로 이름 짓습니다. 바리는 단단히 땅을 딛고 서서 스스로 삶의 주체임을 선언합니다. 부모가 낳은 첫 번째 탄생을 지나 바리는 고통과 결핍의 허물을 벗고 삶의 주체가 되는 두 번째 탄생에 이릅니다. 하늘을 움직이기 위한 바리의 마지막 관문은 사랑입니다. 원망과 결핍을 넘어서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누군가를 보살피고 사랑하는 더 큰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묻습니다. 바리와 무장승은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아름다운 관계를 가꿔나갑니다. 달빛을 받으며 산과 들에서 행하는 무장승과 바리의 사랑은 서로의 존재에 대한 감사와 삶의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바리는 세 아들을 낳으며 많은 이들을 사랑하는 존재로 다시 태어납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이, 죽어서도 방향을 잃은 자들을 이끄는 이, 바리의 사랑은 세상 가장 어두운 곳으로 향합니다. 오구대왕을 살리며 바리가 축원합니다.

 

아비여, 죽으소서, 완전히 죽어 다시 소생하소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죽어 다시 태어나야합니다. 탄생과 죽음이 다르지 않으니 삶이 죽음이며 죽음은 곧 삶, 시작의 길입니다. 봄에 읽은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는 바리의 결핍과 자아를 찾는 길만이 또렷했습니다. 가을에 다시 읽은 바리는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난을 택하고 흔들려도 끝내 자신을 믿으며 진짜 사랑을 만들어가는 멋진 인간이었습니다. 어느 계절 어느 시간에 다시 바리를 본다면 또 어떠할까요?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 무늬가 생깁니다. 바리의 삶과 죽음이 그러하듯 우리 또한 잘 살고 있는 이 순간이 잘 죽어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순간의 삶에 여러분은 어떤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지요?

 

또 다른 이야기.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삽화입니다. 청소년소설이므로 삽화가 있으면 책 이해를 돕거나 글에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그림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다만, 신화에서 빌려온 거대한 성장 이야기에 예쁜 그림은 신화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가볍게 느껴지거나 아름다운 관계의 상상력을 주저앉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마지막 이야기. 책 말미 작가의 말에서 바리 신화가 지역마다 수많은 판본이 있고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다는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를 비롯해 웅진주니어 바리공주, 한림출판사 바리데기, 웅진씽크하우스 바리데기, 시공주니어 버리데기, 비룡소 바리공주등 또한 바리 신화의 어느 본을 참조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적지 않았습니다.

바리 이야기뿐 아니라 신화,전설,민담 등 옛이야기를 재구성하여 발간할 때는 참조한 판본과 자료를 밝히는 것이 출판문화와 도서관이 좀 더 발전하는 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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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13:49

역사의 나들목 여기는 항구

역사의 나들목 여기는 항구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역사의 나들목 여기는 항구 / 조성은 - 책과함께 어린이. 2015. 9791186293317

º 분야

 지식책

º 추천대상

 초등 중, 저

 

 

 

박지원 (안성시 공도도서관)

 

 

 

항구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약간은 짠내가 섞인 듯 한 바다의 향기와 어찌 들으면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내면서도 그 항구 위를 나는 갈매기, 잔잔한 날을 기다리며 한 곳에 정박하고 있는 여러 척의 배들 같이 항구와 연상이 되어서는 많은 모습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이름만으로도 여러 모습들을 연상시키는 항구와 함께 독자를 역사로 이끌어주는 책이 있다.

 

그 책의 첫 이야기는 유물들의 자기소개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아니면 약간은 넘어서서 여러 가지의 특별하고 근엄한 척하던 유물들 6개는 각자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자신의 지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이 유물로서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등등을 유쾌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렇게 풀어내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그려져 있는 삽화는 이 책을 그리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요소로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는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의 삽화는 유달리 세세하고, 독자의 흥미를 더욱 유발할 수 있게 그려져 있을뿐더러 그저 삽화뿐이 아닌 유물의 실제사진을 싣는 방법을 통해서 사람들은 이 유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늠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에 그려진 그림들은 이번에 유물들이 들려줄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 지 가늠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그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어 독자가 자연스럽게 책을 넘기며 흥미 있게 읽을 수 있게 했다.

 

또 한 이야기가 끝나면 짤막한 코너로 ‘(유물 이름)가 못다 한 이야기라는 코너가 있다. 이 코너는 정말로 이 유물이 담고 있지만 차마 못다 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하고 상세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조금은 어려워서 거리를 두고 꺼려질법한 이야기를 최대한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만 확실히 유물의 이름 같은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점은 어쩔 수 없는 요소였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며 읽을 수 있을 정도라 생각한다.

 

또한 이야기 곳곳에 알지 못 했던 사실들을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에 각종 역사 지식, 그것을 넘어 일반 상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김해가 바다와 맞닿아 있지 않지만 예전에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항구도시였다는 사실같이 그리 많이 아는 사실은 아니지만 알아서 나쁠 것은 없을 기본적인 상식들도 말이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은 우리나라의 지도로 마무리했는데, 여태까지 책에서 나온 항구도시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식으로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은 책에서 소개한 인천, 군산, 강진 같은 도시들을 방문할 때에 조금 더 그 도시의 역사를 잘 이해하고 더욱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역사를 조금 더 잘 알고, 이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이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분명 그들의 역사 상식과 앞으로의 역사 관련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혹여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들이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 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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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13:43

혼자인 그림자는 없어

혼자인 그림자는 없어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외로운 그림자 / 클레이 라이스 글·그림, 이상희 옮김. - 같이보는책, 2015. 9791186253083

º 분야

 그림책

º 추천대상

 유아 이상

 

 

 

이 영 (평택시 장당도서관 사서)

 

 

 “너무 외로워.”

 우두커니 서 있던 작은 그림자 하나가 자신의 짝을 찾아 헤매기 시작합니다. 자기에게도 짝이 분명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짝이 누구인지 몰라 이곳저곳을 맴돕니다. 쉬지 않고 걷던 작은 그림자는 문, 의자, 노인 등 새로운 존재들을 만날 때마다 생각합니다. ‘나는 문일까? 나는 의자일까?’ 계속해서 고민하던 작은 그림자는 나무에 기대어 몹시 슬퍼합니다. 그때 지혜로운 올빼미가 나타나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라고 얘기합니다. 작은 그림자는 올빼미의 말대로 달리고 또 달려서 운동장에 다다릅니다. 날이 저물어 가는데 많은 아이들이 자기 그림자와 함께 행복하게 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만치에 혼자 앉아있는 작은 아이가 보였습니다. 작은 아이는 슬퍼보였습니다. 시무룩한 작은 아이에게 작은 그림자가 말합니다.

 “함께 놀자.”

 과연 이 작은 아이작은 그림자의 진짜 짝일까요? <외로운 그림자>는 몇 안 되는 실루엣 아트 작가 클레이 라이스가 가위와 종이로 섬세하게 만들어낸 그림자 예술작품이자 신비로운 그림책입니다. 눈코입이 보이지 않는 아이의 그림자를 보면서 어린이들은 자기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며 실루엣 아트의 독특함과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 그림자가 이곳저곳을 다니며 의자, 사슴, 오리, 뱀 등을 흉내 낼 때 독자들은 재미뿐만 아니라 묘한 자유로움까지 느끼게 됩니다. 그림자는 누구든, 뭐든 될 수 있으니까요.

 삶 속에서 누구나 외로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겉으로 드러내지도 못하고 마음 속 안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어른이든 아이든 상관없습니다. 아마 어느 새 작은 그림자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림자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를 찾아가듯, 우리의 인생 자체가 내 영혼의 짝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일 테니까요. 작은 그림자는 여행을 떠나기 전 노래를 부릅니다. ‘나에겐 네가 없고 너에겐 내가 없어. 너와 나 우리에겐 우리가 없어, 하지만 내가 널 찾을 수 있다면, 네가 날 찾을 수 있다면 우린 늘 행복할거야.’ 이 노래를 모두 이해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진짜 짝을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행이 끝난 후 그림자가 부르는 노래 속에 답이 있습니다. ‘나에겐 네가 있고 너에겐 내가 있어. 우린 언제나 함께 있을 거야.’ 단순한 이 노래가 읽는 이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줍니다. 누군가는 이미 영혼의 짝을 만났고 누군가는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입니다. 외로움이란 그 짝을 찾기 위한 과정 속에 피어나는 감정조각 하나일 뿐이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작은 그림자처럼 용기를 내어 보세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내 손길을 기다리는 작은 아이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이 책은 외로움과 갈망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림책이 다루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일지 모르지만 문빔 어린이책 상 금메달, IPPY 올해의 어린이책 상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습니다. 그 만큼 많은 이들이 작은 그림자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림책이 주는 메시지와 더불어 그림자아트 자체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오롯이 느껴보기를 바랍니다. 눈코입도 없는 그림자에 생명을 불어넣어 읽는 이의 마음속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이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외톨이 그림자를 따라 여행을 하면서 그림자의 외로움에 공감하던 독자들이 그림자와 꼭 닮은 작은 아이를 만나는 순간, 함께 놀자며 손을 건네는 순간! 진짜 친구를 만난 듯한 기쁨을 꼭 느껴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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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13:34

우리 할머니는 마귀할멈

우리 할머니는 마귀할멈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콧물 빠는 할머니 / 박미라 글. - 문학과 치유 출판사. 2015. 9788998372064

º 분야

 그림책

º 추천대상

 초등 저학년 및 성인

º 상황별 추천

 할머니의 냄새가 그립거나 그림책으로 힐링 받고 싶은 사람들

 

 

 

이단비 (평택시 지산초록도서관 사서)

 

 

 콧물 빠는 할머니는 마귀할멈으로부터 동생 지성이를 지켜내기 위한 지민이의 고군분투를 담아낸 그림책이다. 과연 지민이는 동생 지성이를 마귀할멈의 늪에서 구출해 낼 수 있을까?

갈수록 고령화되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노인과 젊은 세대 간의 공감과 소통, 화합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제작된 해피&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중 한 작품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의 시간을 추억하면서, 자신도 그녀처럼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자라본 독자라면 이 이야기에 더욱 더 공감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독자라 하더라도 마귀할멈으로 표현되는 이 할머니의 구수함에 가슴이 따뜻해 질것이다.

 이 그림책은 제목과 첫 표지가 독특해서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할머니의 얼굴에는 쭈글쭈글한 주름이 가득하고 손가락마저 뾰족하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데 제목마저 콧물 빠는 할머니다. 주인공 지민이에게 할머니는 왜 마귀할멈이 되었을까?

 뾰족하고 날카로운 코, 듬성듬성 난 하얀 머리카락, 우중충한 긴 치마로 지민이가 표현한 할머니는 꼭 동화책에서 나온 마귀할멈과도 같다. 지민이네 엄마가 할머니께 동생을 맡기게 되는데, 지민이는 처음 보는 할머니가 동생을 만지는 것도 싫고 혹여 잡아먹을까봐 두렵다, 그때 지민이는 할머니의 걸출한 입담을 듣게 된다. 지민이는 마치 할머니가 내가 양새끼들을 다 잡아먹었오. 킬킬킬하는 것처럼 무섭다. 순간, 할머니가 콧물을 쓰릅 들이키며 콧물을 치마에 쓱쓱 닦는데 지민이는 그 모습이 너무 더럽다. 그림에도 지민이의 우중충한 얼굴과 할머니의 무서운 자태가 독특하게 드러나 있다.

 지민이의 엄마는 마귀할멈의 마법에 걸려서 우릴 두고 가버렸다. 할머니는 지성이의 똥 귀저기를 갈면서 황금 똥이구만. 냄새도 우째 이리 구수할꼬?” 라 하신다. 지민이의 귀에는 지성이가 얼마나 맛있어 보이면 똥냄새까지 구수할지로 들린다. 우리들의 기억 속 할머니도 지민이의 마귀할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할머니들은 손주들의 똥이며 구토라면 그분들의 따뜻한 손으로 다 받아내셨다.

 지민이는 할머니가 동생을 괴롭힐까봐 학교를 조퇴한다. 선생님께 처음으로 아프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마귀할멈에게서 동생을 구해내고 싶어 한다. 지민이가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마음이 잘 엿보이는 대목이다.

 학교에서 한달음에 달려오니 할머니가 드르렁 드르렁 자고 있다. 혹시 벌써 지성이를 잡아먹었나싶어 오븐과 큰 냄비와 전자레인지까지 열어본다. 다행히도 지성이는 잘 자고 있었다. 혹시 할머니가 수면제를 먹였나 싶어 지성이를 흔들어 깨우다가 울렸다. 지성이는 펑펑 울다가 마귀할멈 품에 안기니 금새 울음을 뚝하고 그쳤다. 지민이는 이 모든 상황이 그저 답답하다.

 할머니는 조퇴한 지민이가 걱정이 되서 유자차 한 잔을 타주신다. 지민이는 혹시 그 유자차에 수면제가 들어갔을까 싶어 슬쩍 컵을 떨어트린다. 할머니의 따뜻한 유자차가 몽땅 쏟아져 버렸다. 이렇듯 지민이는 좀처럼 할머니에 대한 오해를 풀지 못하고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이러한 지민이의 할머니에 대한 재미있는 망상과 독특한 그림체가 어우러져 독자의 흥미를 끌어낸다. 지민이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망상이며, 이러한 상상은 어린 동생을 지키고자 하는 지민이의 기특한 책임감에서 나온다. 할머니는 마귀할멈이 아니라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모습이란 것을 지민이를 뺀 등장인물, 저자, 독자 모두가 안다는 설정도 정말 재미있다.

 현대사회는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면서 우리 할머니들이 손주의 콧물 빠는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고나면 문득 어릴 적 할머니의 냄새, 아프면 배를 어루어 만져주시던 그 약손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콧물빠는 할머니는 어릴 적 우리를 돌봐주셨던 할머니들에 대한 우리들의 그리움과 구수한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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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13:26

재미있게 먹는 법

재미있게 먹는 법

 

 

 º 서평대상 서지사항

  재미있게 먹는 법 / 유진. - 한림출판사. 2014. 9788970948003

 º 분야

  유아 그림책

 º 추천대상

  유아

 

 

 

김새롬 (남양주시 평내도서관)

 

 

 

 이 책의 저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유진의 경험을 직접 녹여낸 책인 재미있게 먹는 법은 아이와의 식사시간이 곤혹스러운 엄마 아빠가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옛날보다 훨씬 먹을거리들이 다양해지고 하루 세 번 먹는 주식 이외 다양한 간식거리가 넘쳐나면서 식사시간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졌다. 굳이 끼니를 제 때 찾아 먹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거니와 배가 고프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의 주식인 로 지은 밥 대신 빵, 커피, 샐러드 등으로 대체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갓 태어난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상황이 조금 다를 것이다. 부모인 본인은 끼니를 거르고 제 때 챙겨먹지 않을지언정 아이의 끼니는 제 때 꼭꼭 챙겨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 또 끼니 이외에도 과일이며, 비타민, 유기농 과자 등 아이 몸에 좋다는 간식거리는 끊임없이 아이에게 주기 때문에 정작 배고플 새 없는 아이들은 제 때 나오는 삼시세끼를 거부하기 일쑤다. 이 책의 저자도 아이를 키우며 밥을 먹지 않거나 편식을 하는 자녀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으리라 생각하니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웃음이 피식 새어나온다. 브로콜리를 숲으로 묘사한 부분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세상의 모든 음식이 아이 입에 맛이 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왜 그렇게 맛이 있고 없는 음식에 대해 신념이 확고한지, 한 번 먹기 싫다는 음식은 엄마가 몰래 밥이나 국, 이런저런 음식에 섞어서 억지로 먹인다 해도(물론 억지로 먹이는 것 역시 아이의 발육을 위해서다) 용케 그걸 알아 챈 아이들은 자기 목구멍에 넘어간 음식을 토해내기까지 한다. 이것만 보아도 음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신념이 확고할 수가 없다. 혀를 끌끌 찰 지경이다. 먹는 기쁨에 행복해야할 식사시간이 전쟁터가 따로 없는 가정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책의 저자와 자신의 모습이 어찌나 데칼코마니 같은지 깜짝 놀라 실소를 내뱉을 지도 모르겠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에게 던져볼만한 화두로 괜찮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밥상머리교육이다. 인성이란 인간의 도덕적인 행위와 자질의 근본을 뜻하는 말로 뉴스에서 몰가치적인 사건 사고가 많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살인과 폭력으로 얼룩진 뉴스 헤드라인은 사람들을 더 개인화 시키고, 타인을 부정하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인성의 중요성을 수시로 교육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맹률은 여느 나라보다 낮고, 대학진학률도 높지만 인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하는가.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부터, 평소에 가족들 간에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밥상머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식사시간만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대화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편식습관을 고침과 동시에 나아가 가족 간 즐거운 식사시간을 선물함으로써 자녀의 올바른 인격이 형성되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끼 때우기위한 식사가 아닌 자녀의 몸과 마음이 자라는 즐겁고 소중한 그런 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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