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서들의 책 이야기

마음 보살피기 연습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승을 항하여 / 윤미현, 이소정 글. - 살림FRIENDS, 2014

326p. 사진 ; 21cm.

9788952228369 : 13,000

o 분야

일반도서 (600)

o 추천대상

청소년 및 성인

o 상황별추천

몸이 불편한 친구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

 

 

이병희 (안성시 보개도서관)

 

 

여러분 장애우라는 말을 아시나요? 장애인을 보다 친근하게 부르기 위해 생겨난 말이라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말이 만들어진 취지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장애우라는 말에 반감을 드러냅니다. 그 이유는 장애우라는 말이 기본적으로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정상인이 도움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로 보는 관점에서 생성된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또 반대편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건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장애인을 꺼려하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고자 하는 의미일 뿐이라고 강변합니다. 양쪽의 말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쪽이 말이 맞다고 정확힌 선을 그을 수 없는 문제인인 것 같습니다.

굳이 저의 의견을 밝힌다면, ‘장애우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이나 관점의 차이, 용어의 정확성 여부 등 복잡한 요소를 고려한 것은 아닙니다. 직관적인 의견입니다. 다시 말해 그냥 장애우라는 말이 듣기에 썩 좋지 않을 뿐입니다. ‘장애우라는 말 자체가 한 사람의 존재를 장애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역량이 부족하여 글로, 제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네요. 그리고 저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찌됐든 온당치 않은 태도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런 생각의 든든한 지원자가 된 책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승을 향하여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MBC 휴먼다큐멘터리 PD로 유명한 윤미현 PDMBC PD수첩의 이소정 작가가 동명의 다큐 프로그램을 글로 정리하여 발간한 책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충주성심학교는 청각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입니다. 그리고 그 학교에 야구부가 하나 있지요. 이 야구부에서 ‘1을 목표로 야구를 하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이 책에 잘 담겨져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운동은 없겠지만 야구는 특히 어려운 스포츠입니다. 단순히 한 가지 운동능력으로 잘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타격, 수비, 투구, 주루 등 다양한 분야에 소질이 있어야 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더 복잡해집니다만,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끝이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지요. 어쨌든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야구를,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들의 목표는 1승입니다. 아주 소박하지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전국 54개의 팀 중 랭킹 54위에 위치할 정도로 실력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콜드패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세부 지표를 보면 더 형편없습니다. 한 경기에 안타를 5개 이상 쳐내기는 하늘의 별따기고 어이없는 실책은 밥 먹듯이 저지릅니다.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습니다. 운동장은 비만 오면 진흙밭이 돼버리고, 야구 장비도 하나 같이 낡았습니다. 어때요? 이들의 처지가 불쌍한가요? 동정심이 들지 않나요?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야구부 아이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릴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주세요!’라고 외치는 듯 합니다. 아이들은 귀도 안들리는 우리에게 1승은 대단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달라!’는 식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야구를 할 때도 상대팀의 동정어린 플레이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해 치고 달리고 구를 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 높여 응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그저 하나의 야구팀을 응원해 주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바라는 것 아닐까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바라보는 저의 이러한 생각도 어쩌면 틀린 것이고, 오히려 그들에게 상처만 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가장 어려운 일중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마음만큼 약하고 여린 것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항상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살펴보고 어루만져 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연습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죠. 이 책을 읽는 것도 그 연습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읽어보고 많이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서들의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네 번째 금붕어!  (0) 2020.11.17
둥지 아파트 이사 대작전  (0) 2020.11.17
흑인 여성 언론인 아이다 웰스  (0) 2020.11.17
수박 동네 수박 대장  (0) 2020.11.17
나 자신에게 예의 지키기  (0) 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