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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나 자신에게 예의 지키기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사춘기가족/ 오미경 글, 조승연 그림 - 한겨레아이들, 2012.

215p. : 삽화 ; 크기cm.

I978-89-8431-590-7(73810) : 9,000

o 분야

어린이책 (어린이문학)

o 추천대상

초등학생

맞벌이 부부(특히 직장맘)

o 상황별추천

왕따를 도와주고 싶은 학생

 

 

안미아 (성남시 도서관지원과)

 

 

사춘기가족2012년 한국도서관협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작품으로 초등학생 서단오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오에게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남편 병수발과 살림을 도맡아하는 할머니,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는 소설가 엄마, 자신의 감정에 따라 집 밖을 떠도는 사진작가 아빠가 있다. 집이 시골로 이사하면서 단오는 전학을 가지만 예전에 다녔던 학교에서처럼 다시 왕따가 된다. 이제 그녀 곁을 지키는 것은 짝꿍 마루와 강아지 단월, 고양이 단비이고, 가족들은 자신의 앞가림에만 충실할 뿐 단오의 학교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힘들게 학교를 다니던 중 마루의 도움으로 용기를 낸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며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개성이 넘치고 생동감이 있어 마치 우리 곁에 함께 있는 누구누구를 연상시킨다. 특히 뒤바뀐 허수아비와 장승’, ‘해를 도둑맞은 할아버지’, ‘엄마랑 할머니의 콩깍지등의 목차를 읽으면 작가가 설정해놓은 가족들의 성격에 대해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특히 손님과 관련된 세 개의 챕터(목신과 함께 찾아온 손님, 초대받지 않은 손님, 가족손님 그리고 낮달)나 자신에게 예의 지키기는 가족관계와 왕따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다. 먼저 저자가 손님에 대한 단어를 연거푸 언급하는 것은 가족 간에도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함을 알려주는데 이 점은 단오의 대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나는 손님방에서 혼자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수첩에 시도 썼다. 혼자 있으니까 정말 좋다. 할아버지, 아빠, 엄마가 집을 나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족은 가까워 좋을 때도 있지만, 어느 땐 너무 가까워 성가셨다. 너무 가까워 서로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도 많고.” 단오의 대사를 통해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독립된 인격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들어난다. 또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에게 마루는 애들이 널 함부로 하는데도 바보처럼 가만있지 말라고! 그건 너 자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라고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엄마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자꾸 기대고 싶고 약해진단 말이야. 누구든 자기 문제는 자기가 헤쳐 나가는 거야. 아무도 대신해 줄 순 없어.”라고 말한다. 이렇듯 저자는 힘든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게 스스로 그리고 당당하게 자신의 상황과 맞서라고 이야기 해준다.

작품 속 주인공 엄마는 씩씩하지만 엉뚱하고, 늘 재미를 추구하는 명랑한 사람이다.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빠 앞에서는 쓴 소리도 하지만, 어린 딸을 집에 두고 가출을 하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녀의 성격은 작품의 제목인 사춘기시기와 맞아떨어지며, 주인공보다 더 철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포기한 친구에 대해, “걔한텐 소설이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라고요. 그런데 가정에, 시댁에 충실 하느라 그걸 놓아 버렸다니까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거, 그게 가족들에게 멍에를 씌우는 거라고요. 가족들이 평생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하잖아요.” 라고 말하며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꿈을 놓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둔다. 이러한 내용은 이 소설이 어린이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부모가 읽는 다면 자녀와 함께 공감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부분으로 사춘기로 향해가는 초등학생과 사춘기를 넘기지 못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언뜻 가벼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묵직한 여러 주제들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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