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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얄미운 내 꼬리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얄미운 내 꼬리 / 양인자. - 파란정원. 2016. ISBN 9791158680800

o 분야

동화책

o 추천대상

초등저

o 상황별추천

자유기술

 

 

박지원(안성시립 공도도서관)

 

 

언제 어디서나 내가 어디를 간다고 하더라도 내 뒤를 졸졸졸 따라다니는 내 꼬리, 항상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는 끝까지 하기 위해 내 손을 잡고 바닥에 질질질, 언제나 귀찮고 번거롭게 하는 내 동생. 새로운 친구를 사귀려 하면 끝까지 따라와 떼어내고, 친구와 놀러가려하면 배가 아프다며 가지 못하게 하는 그런 동생. 세상에 수없이 많은 언니와 동생이라면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새롭게 개학에 새로운 친구와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교실을 맡게 된 지현이에게는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동생 세현이가 있다.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친구가 생겼지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체 세현이와 함께 다녀야한다는 사실에 우울해하는 지현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라면짱을 사달라며 떼쓰는 세현이가 마냥 밉다.

자신은 같이 다니고 싶은 친구도 없는 건지 언제나 지현이만을 졸졸졸 쫓아다니며 수업이 끝나면 언제나 교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현이를 보며 지현이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계속 그래왔든 집이든 학교든 학원이든 세상이 무섭고 위험하다며 항상 세현이와 지현이는 같이 다녀야한다.

 

지현이는 세현이가 귀찮고 싫기만 하지만 세현이는 신경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지현이의 뒤만 쫓는다. 지현이의 모둠활동이 좋게 끝나 모둠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했던 놀이공원도 세현이 때문인지 가지 못하게 되어버려 속상하다. 가족들은 언제나 세현이를 위해주고 세현이에게 맞춰주려 하는 탓에 지현이는 상처만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일이 생겨 지현이와 세현이가 학원을 가지 않고 옷을 사러 가기로 한다. 언니인 지현이가 옷을 고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지현이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지만 세현이는 다른 옷이 마음에 든다고 하며 엄마를 설득하여 세현이가 마음에 드는 옷을 사려고 하자 지현이는 화가 나서 옷가게를 뛰쳐나오고 만다. 마음이 가벼울 리 없지만 여태껏 자신이 참아왔던 것이 생각나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며 세현이만 예뻐해주는 엄마가 미워서 집을 찾아 걷다가 자신을 찾아다녔던 동생 세현이와 마주친다. 엄마와 세현이가 자신을 걱정했다는 것을 듣게 되고 세현이에게서 자신이 사고 싶어 했던 옷을 샀다는 얘기를 듣자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린 지현이는 세현이에게 어깨를 조금이나마 내어준다. 그리고 세현이에게서 뭐든지 잘하는 자신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자신이 언니로써 힘들고 귀찮다는 단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점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제나 언니로서 당연하게 동생을 생기는 것이 의무였던 지현이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동생이 최우선이였기 때문에 친구 사귀는 것도 미루고 자신이 노는 것도 미뤄둔채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놀러갈틈 잠깐도 없이 동생을 챙겨야 했던 지현이가 귀찮았을것이 당연한 것 같다.

 

한참 친구들과 놀고 동생과는 떨어져 친구들이 더 좋을 나이대임이 분명한데도 끝까지 세현이를 두고 가거나 세현이에게 별다른 화나 짜증을 내지 않고 참았던 지현이가 참 대단타 . 지현이의 엄마는 지현이에게 의젓하고 지현이가 없다면 세현이를 키우는데 힘들었을거라는 이야기를 하며 지현이가 더 부담감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지현이에게도 하고 싶은 일도 있고 함께 놀고 싶은 친구들이 있는 데에도 세현이를 돌봐주고 놀아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세현이에게 자신이 여태껏 해온 일은 돌봐준 것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세현이가 언니가 마냥 싫기만 하여 떼쓰고 매달린 것은 절대 아니다. 언니와 있는 것이 친구들과 있는 것보다 재밌고 좋기 때문에 언니에게 더붙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부분에는 세현이와 지현이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따듯하게 같이 다니기로 약속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그림도 전체적으로 그 책을 읽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것같고 크고 많이 삽입돼 있어 편하게 읽기도 좋은 것같다. 이 책은 항상 자신을 잘 챙겨주는 언니가 있는 동생이나, 언제나 졸졸 꼬리처럼 따라다니며 자신을 귀찮게 하는 꼬리가 있는 동생을 가진 언니가 읽기에 딱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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