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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이상한 엄마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이상한 엄마/ 백희나/ 책읽는 곰. 2016. 9791158360214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 성인

o 상황별추천

위로 받고 싶을 때

 

 

 

이선희(성남시 행정지원과)

 

 

우리에게 엄마는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마다 엄마에 대한 이미지는 다를 수 있겠지만 그 누구도 엄마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엄마는 항상 포근함, 조건없는 사랑, 희생 등의 이미지로만 여겨지는데 이상한 엄마라는 제목부터가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더욱이 표지부터 얼굴이 구름에 가려진 채 앞치마를 입고 선 이상한 복장의 사람이 출입구에 서 있다.

이 사람이 이상한 엄마일까? 정말 이상하긴 하네

 

선녀님이 구름에 먹을 쏟아 버린 어느 날, 호호 엄마는 호호가 아파서 조퇴 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다급히 여러 연락처로 연락을 해 보지만 번번히 연결이 되지 않던 중 호호 외할머니로 추정되는 분께 급하게 호호를 부탁하게 된다.

아픈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온 호호. 엄마 없는 온기 없는 집을 예상하며 힘없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겼을 호호의 눈앞에 이상해 보이는 낯선 할머니가 자신을 엄마라고 생각하라며 따뜻한 말을 건넨다. 뭔가 미심쩍긴 했지만 그 따뜻함이 싫지 않았던 호호는 가만히 앉아 이상한 엄마가 해주는 이상한 계란국을 먹고, 계란 후라이 하나에 따뜻함을 느끼며 계란 흰자로 만든 구름에 아픈 몸을 누이며 편히 잠이 든다. 뒤 늦게 도착한 호호 엄마는 편안히 잠든 호호에 안심하고, 호호와 엄마는 엉망진창이 된 식탁에 커다란 볶음밥을 선물 받는다.

 

이상한 엄마는 말 그대로 이상한 엄마이다. 입고 있는 옷도 이상하고, 구름을 만들고, 볶음밥을 만들어 주는 센스는 있지만 그것을 치워 놓지도 않고 선녀 옷도 챙기지 못한 채 급히 가버린다. 하지만 이 이상한 엄마 덕분에 아픈 호호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고, 엄마는 하루 일을 무사히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호호와 엄마가 이렇게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내는 동안 아빠는 어디 있는 걸까?

동화책을 다 읽을 때까지 아빠의 존재는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현관 앞에 있는 신발과 우산에도, 호호가 그린 가족 그림에도.

비록 아빠가 없는 일상일지라도 엄마가 있다면, 그 누군가가 있어 준다면, 손 내밀어 준다면 따뜻할 것 같다,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만 같다.

엄마는 편안함이다, 엄마는 위로다. 비록 모든 것에 서툰 이상한 엄마일지라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매일 매일 전쟁처럼 치루고 있는 일상에 아빠의 존재가 없는 가정에도 누군가의 작은 선의나 배려는 큰 위로와 안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백희나 작가는 스토리에 맞게 인형을 만들고, 세트와 소품을 만들어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그림책의 한 컷 한 컷이 완성된다. 이런 작업 때문에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은 평면의 종이 위에 공간감이 살아나고, 장면 장면은 현실감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에서도 이상한 선녀 엄마의 모습이나 표정들, 커다랗고 노란 태양을 닮은 계란 후라이에서 호호가 느끼는 따뜻함, 호호가 점점 안심하고 편안해 하는 작은 표정 변화를 우리가 좀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다.

 

미쳐 선녀 옷도 챙기지 못하고 급히 가버린 이상한 엄마... 옷을 두고 간 건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부르라는 것일까? 가끔씩 이상한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싶다.

여보세요? 이상한 엄마, 당신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