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서들의 책 이야기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세계

아무도 모르는 자기 만의 세계

 

 

 

동물원 가는 길 /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2014

그림책, 유아이상

 

 

수원시대추골도서관 손샛별 사서

 

 

 

어린이들은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싶어 한다.

나만의 공간,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세계... 그 안에서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행복을 느낀다. 이 책은 이러한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그림책이다.

 

매일아침 일어나서 학교에 다녀오면 집에서 얌전히 지내다 잠드는 하루하루. 매일 똑같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루함을 느끼던 실비는 방 안에 난 조그만 문을 열고 비밀 동물원 속으로 빠져들어가 새로운 일탈을 꿈꾼다. 그것은 밤마다 동물원에 있던 동물을 하나씩 데려와 방에서 재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코알라, 아기곰, 아기호랑이 등등. 펭귄들을 데려와서는 욕실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기도 하고, 작은 통로를 나오지 못하는 코끼리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매일 밤 작은 동물들을 방에 데려와 함께 잠드는 나날이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비밀 동물원에 있던 온갖 동물들이 실비네 집 거실을 점령하자 실비는 하고 소리를 지르지만, 그런 후에도 실비는 이따금씩 동물들을 방에 데려오는 모습에서 실비의 선한 마음씨가 드러난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가며 동물과 교감하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해냈고, 따뜻하고 편안한 글과 그림,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에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그림책 속으로 푹 빠져들 것만 같다.

 

연필로 슥슥 그린 스케치 위에 수채화로 살짝 물들인 그림이 친근하게 다가오고 배경을 없애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작은 문을 열면 상상했던 모든 세계가 펼쳐지는 어린이들의 무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