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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어쩌다 여왕님

어쩌다 여왕님

 

평택시립도서관 사서 권혜림

 

어쩌다 여왕님 / 다비드 칼리 글, 마르코 소마 그림, 루시드 폴 옮김, 책읽는곰, 2014

ISBN 9791185564166

그림책 / 유아이상

 

만약 우리가 여왕이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우리나라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한번쯤은 왕이나 여왕이 되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듯 왕족이었던 아빠의 존재를 알게 되며 여왕이 되어야만 하는 영화도 있지 않은가. 어렸을 때도 우리는 공주님이나 왕자님 놀이를 하며 자신이 정말 왕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는 왜 이런 꿈을 꾸는 것일까? 아마도 이러한 자리는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선택 받은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권력의 중심에서 모든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자리이기에 이러한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쩌다 여왕님은 바로 우리가 꿈꾸어 오던 자리에 앉게 된 개구리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세계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개구리들의 연못에 어느 날 빛나는 무언가가 떨어진다. 모든 개구리들이 그곳을 향해 달려가지만 쟁취하는 개구리는 단 한 마리. 그 개구리가 얻게 된 것은 바로 빛나는 왕관이었다. 왕관을 차지한 개구리는 그 날로 여왕에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여왕을 가져 본 적이 없는 개구리들은 어찌해야할지를 모른다. 심지어 왕관을 가진 여왕개구리조차도 말이다. 그러나 개구리들은 곧 여왕을 받아들인다. 자청하여 신하가 된 개구리들은 여왕개구리를 물이 닿지 않는 널따란 연잎위에서 쉴 수 있게 하고 물도 닿지 않게 하며 통통한 파리를 바쳐 여왕개구리가 편안히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여왕 개구리는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다른 개구리들에게 명령하고 그 명령에 따르지 않는 개구리에게 벌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이런 여왕 개구리와 그를 모시는 신하들에게 끊임없이 파리를 잡아다 바치게 된 다른 개구리들은 힘이 들어 더 이상 노래를 부리지 않게 된다. 개구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게 된 상황에 온 것이다. 이때 한 개구리가 의문을 갖는다. 어쩌다 저 개구리가 여왕님이 된 것일까 하고 말이다. 신하개구리는 대답한다. 왕관을 찾은 개구리기 때문이라고. 왜 왕관을 찾은 개구리가 여왕이 되는 것이냐고 되묻자 여왕은 누구보다 빠르고 모든 면에서 뛰어나야하기 때문에 가장 빨리 왕관을 찾은 개구리가 여왕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여왕을 모시게 된 개구리들은 과연 끝까지 여왕에 충성하는 개구리가 될까? 그리고 여왕이 된 개구리는 여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이 책의 개구리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된다. 여왕개구리와 그 신하들 같이 권력을 가진 자와 그 권력에 편승하는 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은 권력의 힘을 알기 때문에 권력을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심지어는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권력을 가지는 순간 자신의 예전모습은 잊어버리고 권력을 가지지 못한 자들을 하찮게 여기고 정당하지 못한 권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권력은 영원하고 무한하지 않으며 정당하지 못한 권력에 따르는 책임은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권력을 부여해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권력을 가지지 못한 자 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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