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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청국장, 똥국장, 천국장!

청국장, 똥국장, 천국장!

 

서지사항

청국장, 똥국장 / 윤재중 저, 한주리 그림.  - 소나무

분 야 : 동화책

추천대상 : 초등학생

 

진접푸른숲도서관 사서 이현아

 

 

청국장에서 나는 것을 냄새라고 해야 할까, 향이라고 해야 할까? 왠지 냄새는 기분 나쁜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 같아 나에게 청국장은 좋은 향이 나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청국장을 쉽게 접해보지 못한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고, 안좋은 냄새가 나는 먹기 싫은 음식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스토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할머니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작하신 청국장 장사 때문에 연아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똥국장이라고 불리며 놀림을 받는다. 그러나 청국장 때문에 왕따가 되었던 연화는 오히려 청국장으로 인해 TV에도 출연하는 학교의 스타가 된다. 자신의 문제를 숨기고 속으로만 힘들어 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이겨낸 결과이다. 혼자가 아니라 연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민재라는 친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같은 반 친구들은 청국장을 거북해하지 않고 나중에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좋은 음식이 된 것이다. 청국장이 똥국장에서 천국의 맛, 천국장이 된 것이다!

 

작가 윤재중은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그래서인지 학교생활과 교실에서의 묘사들이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이 글의 주요 모티브도 실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청국장 때문은 아니지만 항상 몸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학생이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결국에는 전학을 가게 된 일이 있었던 것이다. 현실의 안타까웠던 일을 동화를 통해 해피엔딩으로 다시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책답게 이 책은 한국적인 그림체와 다양한 이미지들을 정겹게 표현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얼굴선을 동그랗고 투박하게 표현하여 마치 초등학생이 그림을 그린 듯한 친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 책 표지도 청국장을 연상시키도록 갈색톤을 기본으로 디자인이 되어있으며, 이야기와 그림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있는 듯하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 나니 청국장의 구수한 향이 코끝을 맴도는 것 같다. 오늘 저녁 청국장 한 그릇을 먹으며 예전 할머니의 손맛을 기억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