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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아름다움의 기준은?

아름다움의 기준은?

 

흑설공주 / 이경혜 글, 주리 그림.  - 뜨인돌어린이.2015

ISBN 978-89-5807-575-2

분야 - 그림책

추천대상- 유아

 

이연수 (북수원지식정보도서관 사서)

 

 

흑설공주! 책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백설 공주가 생각난다. 백설 공주의 패러디물인가 싶어서 읽어보았다. 흑설 공주는 백설 공주가 하늘에서 내린 검은 눈을 본 순간 검은 눈처럼

검은 아름다운 아기를 소망하여 낳은 백설 공주의 아기이다. 얼굴은 예쁜데 마음씨 나쁜 계모 마녀도 등장하고 난장이도 등장하고 다시 살아나 결혼하는 내용도 비슷하나 독 사과를 먹어 백설 공주는 죽지만 책을 좋아하는 흑설 공주는 책장에 묻은 독에 의해 죽는 등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있으니 읽으면서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 한국에 많은 다문화인들이 살아가고 있음에도 백인과 백인 아닌 사람들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지 못한 것 같다. 그건 우리가 많이 접하는 외국동화 속 주인공뿐 아니라 외국 영화 속 주인공은 늘 하얗고 눈도 크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으로만 그려지고, 아름다운 외모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으로 이어져 백인은 아름답고 귀하게 표현된 것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 비교하여 흑인은 아름답지 않고 무지하여 무시하는 인식도 남아있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면 그런 관념을 뒤집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찾아내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책을 만들었다고하는데 동화속 내용은 단순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작가의 새로운 시각에서 아름다움을 접근하는 것은 의도가 참 신선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

운 것은 동화 속 흑설 공주의 얼굴색이 흑색이 아닌 회색이라는 것이다. 흑색과 회색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진정한 흑색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