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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독서

새해 다짐과 책읽기

<경기도 도서관 뉴스레터 1월호, 함께하는 독서> 

 

새해 다짐과 책읽기

 

 

새해가 되면 새로운, 혹은 오래된 다짐을 새롭게 한다. 금연, 절주, 어학공부... 그리고 무엇보다 독서’.

다수의 언론매체에서 닐슨코리아의 SNS 분석결과를 보도했는데 각종 소셜미디어(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된 글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봤더니 한국인들이 2017년이 되면서 가장 많이 한 새해 다짐이 바로 독서였다고 한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독서17,000여건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운동, 여행, 다이어트, 공부 등이 뒤따랐다.

 

  출처 : pixabay.com / CC0 Public Domain

 

 

각 서점의 판매추이를 보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을보다 연말연시에 책이 더 잘 팔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독서가 각광받는 것 같은 상황과 우리가 처한 현실은 사뭇 거리가 있다. 연중 도서 판매가 가장 잘된다는 연말연시지만, 연초부터 국내 2위 도매서적상인 송인서적 부도 소식을 들어야 했다. 도서시장은 외상으로 도서를 받고 대금을 사후에 지불하는 방식인 위탁판매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매서적상의 부도로 매우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출판계가 뒤숭숭하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큰 중소형출판사들을 위해 책을 구매하자는 운동이 SNS를 통해 소소히 일어나고 있다.

 

송인서적의 부도로 출판서점계가 뒤숭숭하긴 하지만 매년 연초가 되면 추천도서가 발표되기도 하고, 새로운 독서모임이 생기거나,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곤 한다. 연말과 연시에 발간되고, 판매되는 다이어리의 일부분에 독서록이 수록되어있기도 하고, 별도의 독서록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것에 대한 필요나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민들은 이렇게 독서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막상 독서와 관련되어 있는 직군들에서는 한숨이 나온다. 경제적으로 파장이 느껴지는 출판과 서점 뿐 아니라 도서관이나 학교에서도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대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낸다.

 

새해 다짐으로 독서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책읽기가 습관이 되지 않았고,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는 반증일 수 있다. 새해, 새 마음으로 그동안 못했던 것에 대한 다짐이라고 봤을 때 우리에게 독서는 일종의 숙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데,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테다. 책 읽기가 새롭고 대단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갖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새해 다짐에 대해 작심 3이라는 말이 있다. 독서에 대한 다짐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시기나 시일과 상관없이 꾸준히 가져가는 습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7년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경기도는 도서관에서의 독서동아리를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사업을 새로 고민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거리에서, 공원에서 책 읽는 풍경이 살아나고,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풍성함이 우리 가까이 다가오길 소망한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책을 통해 감성이 풍부해지고, 뜨거운 마음이 가라앉고, 차가운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책을 통해 여유 시간을 정리하고, 기다림의 가치를 키우는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 pixabay.com / CC0 Public Domain

 

 

 

책 읽기가 일상이 되어서 더 이상 새해 다짐 1같은 불명예(?)는 없었으면 좋겠다.

2017년 정유년, 새해 책 많이 읽으세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