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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집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았어요

집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았어요.

 

남양주시 오남도서관 사서 이은주

 

앤서니 브라운 코끼리/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하빈영 옮김/ 현북스/ 2015.4.15 /13,000/

ISBN 979-11-5741-018-7

/그림책 /유아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 코끼리, 아니 이것은 엄밀히 말해 신작이 아니다. 그가 처음으로 그리고 쓴 그림동화책으로 영어로 썼지만, 영국보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처음 출판하는 책이다. 그의 첫 그림책으로 알려진 거울속으로보다 먼저 씌여 졌으나 출판사의 거절로 몇 십 년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호기심 많은 새끼 코끼리가 알록달록한 식물들을 신기해하며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어 사자, 고릴라, 악어, 하마, , 표범에게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으나 도움을 받지 못하다가, 작은 생쥐 한 마리가 집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어 무사히 집에 도착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이야기에는 크고 강해 보이는 존재와 작고 약해 보이는 존재를 대조해서 보여준다. 킹콩에서는 거대한 킹콩과 연약한 여인이, 고릴라에서는 아빠를 대신하는 고릴라와 어린 여자아이인 한나가 나온다. 하지만 터널에서 겁 많아 보이는 여동생이 오빠를 구해주고,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여동생이 무서운 마녀를 물리친다. 코끼리에서 코끼리가 생쥐에게 도움을 받는 것처럼, 그는 겉보기와는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 작품의 그림은 요즘의 작품과 조금 다르다. 밝고 화려하다. 책 뒷부분에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이 첫 작업은 요즘 작업과 비교하면 더 즉흥적이고 단순한 특징이 있습니다. 단순하다는 게 부정적이란 의미는 아니에요. 수채화 기법으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영감이 떠오르는 대로 재빨리 작업했어요. 색조도 더 밝고 다양하게 했지요. 그런데 요즘은 배경 하나 하나도 글과의 연관성을 생각하며 상징적 기법을 차용하곤 합니다. 코끼리를 그렸던 당시에는 좀 더 순간적 영감에 의존을 많이 한 셈이지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기에 밝고 화려하고 즉흥적이고 단순해도 좋다.

 

화려한 숲속은 한참을 살펴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새끼 코끼리를 따라 숲속을 깊숙이 따라가게 된다. 숲속에서 만난 사자는 졸린 듯 하고, 고릴라는 언짢아 보이고, 하마는 행복해 보이고, 화려한 뱀은 잘 나 보인다.

 

세계적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첫 책을 한국에서 한국어로 처음 출간하여 한국의 어린이들이 먼저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과 기쁨을 느끼며, 세계 각국에서도 출판되어 기쁨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과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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