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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존 클라센 그림 글, 시공주니어
isbn978-89-527-6881-0

 

안성시립도서관 사서 박지원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존 클라센이 쓴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라는 책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읽으면 생각이 많아질 법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괜히 칼데콧 상을 받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처음 부분은 작은 물고기가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그냥 몰래 가져온 거야.” 라는 대사를 하면서 도발적이다. 두 번째 장은 작은 물고기가 말한 대로 큰 물고기가 쿨쿨 잠만 자고 있어 평화로운 상태였다. 하지만 세 번째 장부터는 작은 물고기의 말과 상반되는 그림을 보여주며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계속 상반되는 가운데 표현된 그림들은 절제되고 어두워서 이 책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하였다. 책 중반에는 작은 물고기를 본 게가 작은 물고기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큰 물고기에게 말해주는 장면은 초반에 깔아두었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그리고 후반, 마침내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가 숨어있던 물풀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곳으로 갔다. 그리고 큰 물고기는 자신의 작은 모자를 되찾았다. 이 사이에 물풀 그림들은 물풀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예상하게 한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그림을 그려 표현한 것보다는 이렇게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굉장히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단순히 도둑질에 대한 인과응보 뿐 아니라 조금 더, 심오한 그런 생각들 말이다. 마치 내면의 세계에서 명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괜스레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그만큼 이 책은 무언가를 깨닫게 했다. 나 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또한 절제된 그림의 표현력으로 독자가 이 책에 빠져들게끔 한다. 그리고 이 책과 쌍둥이 격인 “내 모자는 어디 갔을까?” 또한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듦으로 그것 또한 추천해볼만 하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생각이 깊어지게 할 수 있는 이 책을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고 정말 이 책을 읽어보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이 서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