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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다르게 생각하기

다르게 생각하기

 

발이 더러운 왕 | 김중철 지음 | 신지수 그림 | 웅진주니어 | 2013

ISBN 9788901159249(8901159244)

분야- 그림책

추천대상- 유아

이민혜 (양평군 용문도서관)

 

왕은 마치 미운 4살 아이 같다. 씻기 싫어하는 왕을 억지로 씻기니 이제 발이 더럽다고 투정을 부린다. 누구보다 더러웠던 왕이 몸을 씻고 나니 점점 결벽증에 걸린 왕으로 변신하여 당황스럽지만 나름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것은 꽤 귀엽게 느껴진다.

 

갑자기 왕이 명령을 내린다.

바닥을 깨끗이 하라!”

착한 백성들은 왕이 시키는 모든 것을 착실히 수행한다.

 

왕은 처음으로 바닥을 깨끗이 하기위해 바닥의 모든 먼지를 쓸라고 한다. 그러자 사방이 먼지투성이 되어버렸고 왕은 다시 모든 바닥에 물을 뿌리라 명령을 하였다. 그러자 마을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되었다. 왕은 이쯤에서 더욱 기이한 방법을 생각해낸다. 마을의 모든 것을 가죽으로 덮는 것이다. 철없는 왕의 명령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안쓰럽기만 하다. 그때 한 기특한 아이가 왕의 발에 맞는 가죽신을 만들어 주게 되면서 왕의 발에는 더 이상 더러운 먼지가 묻지 않게 되었다.

 

간단히 읽어봐도 이 그림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순수한 아이를 등장시킴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작가는 이 책을 읽는 아이로 하여금 앞으로 이 아이처럼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 책이 사용하고 있는 색상의 종류는 검은색, 황토색, 하늘색으로 3가지의 색으로만 그림을 표현했다. 단조로운 색 표현이 어찌보면 얄밉기도 하고 폭군으로 비춰질 수 있는 왕의 모습을 만화적으로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귀여운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그림책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 모르나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표현하기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은 어린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권력을 가지고 제멋대로 휘두르는 왕의 모습을 보면 흡사 우리의 행동을 거울로 보고 있는 듯 한 착각을 들게 한다. 책을 읽는 어린이이게는 신발을 만든 아이에 자신을 이입하여 창의적이고 용감한 생각을 하고자 다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어른은 왕의 역할에 이입하여 자신만을 생각하며 이기적이게 행동한 적은 없나 반성할 기회를 갖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