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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우리 집에 괴물이 산다고?

우리 집에 괴물이 산다고?

 

김윤진(하남시신장도서관)

 

서명 : 우리 집에 괴물이 살아요

저자 : 이승우 글, 이호연 그림

발행사항 : 시리우스, 2014

분야 : 그림책

대상 : 4세 이상 유아 및 부모

 

누구에게나 장난꾸러기였던 어린 시절이 있을 것이다. 집안을 어지럽히는 것은 기본이요, 우당탕탕 뛰어다니다가 무언가를 망가뜨리거나 깨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추운 겨울 밤 찹쌀 떡~ 메밀 묵~!”을 외치며 장사를 하는 아저씨에게 금방 나가요!”라고 거짓말을 하다가 부모님께 혼나던 그런 때가 말이다.

우리 집에 괴물이 살아요는 장난꾸러기 아이를 괴물로 묘사하고 있는 그림책이다. 표지 그림에서는 동그랗고 반짝이는 눈과 새카만 몸을 가진 주인공이 팔을 벌리며 씩 웃고 있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괴물이라 하면 으레 뾰족하고 날카로운 이빨과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익살스러움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괴물은 몰래 텔레비전을 켜놓거나 채널을 바꾼다. 특히 만화영화를 좋아한다. 집안 어지럽히는 것도 좋아해서 엄마를 화나게 한다. 배가 고프면 부엌에서 몰래 음식을 먹다가 힘이 나서 마구 힘차게 뛰어다니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큰 소리로 지독한 냄새가 나는 방귀를 뀌고 그릇도 깬다. 몰래 전화를 걸다가 누군가 전화를 받으면 그냥 끊는다. 그러면 엄마는 할머니가 괴물 잡으러 온다는데.”라고 말하며 괴물을 놀라게 한다. 그런 괴물을 잡기 위해 할머니는 양손 가득히 과자랑 장난감을 가지고 집에 오셨다. 어느 새 괴물은 아이의 모습으로 바뀌며 고양이, 할머니, 엄마와 함께 웃고 있다.

이 책에서 중점을 두고 봐야 할 것은 괴물의 언어, 즉 의성어 표현이다. 단순히 단어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괴물을 중심으로 주변 상황을 묘사한 그림과 어우러지게 하여 괴물의 행동을 나타냄으로서 내가 괴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집을 종횡무진 누비며 아아아아 크게 소리를 지르고 쿵쿵쿵 뛰어 다니고 빵빵빵 방귀를 뀌며 쨍그랑 그릇도 깨는 책 속 상황을 의성어로 접하면서 아이들은 책을 읽는 재미와 표현력을 키울 수 있다.

부모님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천사와 괴물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여 생각해 볼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괴물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