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ow!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전자책 독서실태 조사



2년 만에 “전자책 독서실태 조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전국의 만 10세에서 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전자책이 이용률이나 관심도 측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한 동안 그 결과를 관심 있게 기다려 왔습니다. 특히 지난 2년 전 처음 조사가 시행된 이후 두 번째 시행된 연구로 그간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가, 전자책 독자들의 성향은 어떠한가를 알아 볼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그 주요 결과들을 살펴보고 그 결과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검토하였습니다.

전자책 독서율과 독서량
지난 1년간 전자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은 15.5%로 지난 2년 전에 비해 0.9% 증가하였습니다. 전자책 독서량은 오히려 0.2권 감소한 1.4권에 그쳤습니다. 그간 해외 조사 결과에서도 그렇고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막연히 나마 전자책 이용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 증가폭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오히려 독서량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32.9%로 3.5% 크게 증가 했는데 이는 단순히 전자책 이용률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독서인구 감소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문제를 바라봐야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책 이용자의 연령대가 1~20대의 비중이 줄고 30대 이상 고연령층의 비율이 이전 조사에 비해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것과 도서관 이용률이 35.2%로 2.5% 증가한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자책과 장르문학
전자책 가운데 가장 많이 읽히는 분야는 무협, 로맨스, 판타지, SF 등을 통칭하여 일컫는 ‘장르문학’이 ‘일반 문학’과 함께 각각 18.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층의 경우 장르문학이 23.9%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아무래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인터넷 포탈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등 장르문학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장르문학과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며 장르문학을 무조건 경시할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좋은 책들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한바 있습니다. 향후 어린 학생들의 독서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르문학 분야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책을 입수하는 경로
전자책 입수 방법으로는 앱스토어가 56.1%로 가장 높고, 인터넷 포탈 43.9%, 인터넷 서점 20.6%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의외로 전자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의 전자도서관은 7.7%에 그치고 있습니다. 2년 전 조사에 비해서 1.5%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공공도서관 특성상 장르문학 구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 인지도 높은 도서의 경우 공공도서관 납품에 일부 제약이 따른 다는 점이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만 보다 정확한 이유는 별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자책에 대한 만족도
전자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용 편의성’이 70.6점으로 가장 높았고, ‘전자책 내용/품질’ 69.1점, ‘가독성’ 65.8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독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이 전자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책의 종류’는 62.7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아무래도 종이책에 비해 아직은 출간되는 자료의 수가 적어 이용자들의 독서요구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책 종류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는 ‘전자책 이용을 위한 개선점’ 문항에서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자책 이용후의 변화
그럼 전자책을 읽은 사람들은 독서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우선 전자책을 읽기 시작한 후 종이책을 읽는 비율은 줄었다는 답변이 43.5%로 늘었다 14.2%, 변함없다 42.3%에 비해 높게 나타났습니다. 도서관 이용 측면에서도 줄었다는 응답이 39.0%로 늘었다는 답변 5.2%에 비해 현저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단지 전반적인 독서 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인지, 전자책이 독서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인지 이번 조사결과만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도서관 측면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칫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전자책을 읽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자책마저 접하지 않았더라면 ‘늘었다’와 ‘변함없다’의 비율이 더욱 낮아졌을지도 모를일이지요.

전자책 독서 실태조사 결과가 주는 시사점
이상에서 이번 전자책 독서실태 조사 결과의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연구 본문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지난 2년 전 조사 결과와 비교하여 그 변화가 대부분의 항목에서 큰 변화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변화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책 읽는 문화의 정체된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서 도서관에서 고민해봐야 할 몇 가지 시사점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장르문학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전자책 이용환경과 장르문학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잘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독서에 있어서 재미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기능(게임, 멀티미디어, SNS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난해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북스피어 출판사 김홍민 대표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장르문학의 90%는 쓰레기다. 하지만 모든 책의 90%는 쓰레기다.” 그간 도서관에서 알게 모르게 폄하했던 장르문학 속에서 잘 고르고 고른 책들은 사람들을 다시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공공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사이버도서관을 포함하여 많은 도서관들이 전자도서관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전자도서관의 전자책은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을 보는 사람가운데 도서관 이용자는 불과 7.7%에 불과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가 다른 입수 경로에 비해 이용 상 불편한 점이나 제약이 따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자책 독서 인구의 증가, 전자출판 산업의 육성, 전자도서관 이용활성화는 단순히 전자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책 읽는 문화 확산 노력의 한 가지 방편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사 결과에서도 독서량과 비독서인구가 과거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자책 이용 확대가 단순히 평균 이용률 1,2% 높이기 위한 차원의 문제만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과 출판계, 학교와 회사 모든 영역에서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2년 후의 조사 결과에서 우리가 원하는 보다 나은 방향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경기도 사이버도서관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