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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brary & Libro

[2013년 3월호] 책을 읽어 준다는 것

책을 읽어 준다는 것

 

독서란 책을 눈으로 보고 읽는 것이다라는 편견에만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귀로 듣는 것도 훌륭한 독서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매일 15분씩만 책을 읽어 줘도 아이의 어휘력은 물론 기억력과 집중력, 감성이 성장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12세까지는 읽고 이해하는 능력보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앞선 시기여서 혼자 책을 보게 하는 것 보다 책을 읽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조기 교육을 위해 돈이며 시간이며 적지 않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 책을 읽어 주는 것 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을 것입니다. 굳이 교육적인 효과를 따지지 않더라도 책을 읽어주고, 읽어주는 책을 귀로 들으며 부모 자녀가 서로 교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책을 읽어주는 것의 효과가 어린아이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란 팟캐스트가 있습니다. 소설가 김영하씨가 자신이 쓴 소설이나,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고 읽어주는 일종의 인터넷 방송입니다. 김영하 작가의 차분한 진행과 낭랑한 목소리로 많은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빌 브라이슨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나 로날드 달의 단편 같은 경우는 다른 어떤 코미디 방송보다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듣게 됩니다. 스마트 폰 때문에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얘기 하면서도, 한편으론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나 빨간 책방”, EBS “고전 읽기같이 스마트폰을 통해 책을 접할 수 있는 매체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오디오북도 매년 2만권이 넘게 대출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스마트폰의 장점이 귀로 듣는 독서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인들도 누군가 나를 위해 직접 책을 읽어 준다면 더 좋아하겠지만 아쉬운대로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책읽어주는 문화 확산 차원에서 빅 북(Big Book)을 만들고 있습니다. 3월 말쯤에 경기도내 공공도서관 중앙관들을 중심으로 배포가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그림책 보다 두 배 정도 크게 만들어 주위에 아이들을 모아 놓고 읽어 주기 위한 용도로 특화시켜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특이하게 생긴 책이다 보니 아이들이 좀 더 흥미를 갖고 참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