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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허영과 탐욕의 한 접시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레스토랑 Sal / 소윤경 글,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2015.

48p. : 삽화 ; 33cm.

ISBN 9788954620987 : 가격 15,800

o 분야

어린이책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 전학년

o 상황별추천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궁금한 어린이

 

안미아 (성남시 도서관지원과)

 

 

<이상한 날의 앨리스><찰리와 초콜릿 공장>처럼 환상적이지만 섬뜩한 한 권의 그림책이 있다. 바로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파리구립8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소윤경 작가가 쓰고 그린 <레스토랑 Sal>이다. 포털사이트에도 일러스트레이터로 소개되는 소윤경 작가는 <거짓말 학교>, <난 쥐다>, <일기 감추는 날>, <내가 형이랑 닮았다고> 등 다수의 동화나 그림책에 작업을 하였으며, 소년한국일보 일러스트레이션 특별상, 한국어린이도서 일러스트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레스토랑 Sal>은 소윤경 작가의 삶의 의식과 철학이 담겨있는 책으로 독자들에게도 잔상을 남기는 그림책이다.

 

엄마와 아이는 어디에도 맛볼 수 없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레스토랑 Sal>을 찾아간다. 레스토랑의 지배인인 듯 한 화자는 <레스토랑 Sal>은 고객의 만족을 위해 요리사와 스태프는 잠시도 멈추지 않으며, 요리에 알맞은 재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모든 재료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관리한다고 자신한다. 거기에 더해 행복한 재료들이 최상의 맛을 내는 법이라고 덧붙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화장실에 들른 아이는 우연히 비밀통로로 떨어져 철저한 보안과 관리 시스템으로 완벽하게 보관되고 있는 <레스토랑 Sal>의 맛의 비법을 마주하게 된다.

 

혼돈과 질서를 거듭하며 요리가 완성됩니다.

마침내 이 순간, 천상의 세계가 눈앞에 열립니다.

본 아뻬띠!

당신과 나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는 모든 비밀을 알아버린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화자를 통해 당신과 나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인간이 가진 잔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즐길 거잖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어른이라면 마음이 불편하다. 특히 작가의 내공만큼 깊숙하게 남는 일러스트는 이야기의 잔인함을 배가시키며 환상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서로 잡고 잡아야하는 체스판 위의 레스토랑, 잔인한 표정의 조리도구들, 탐욕스러운 인간 입, 두려움에 가득 찬 동물들, 깨끗하게 비워진 엄마의 접시에 작가의 많은 의도가 숨겨져 있다.

 

접시 위의 음식들에 대한 미안함과 곤란함이 나를 이 기묘한 레스토랑으로 이끌었나 보다. 사람들의 사치와 욕심이 지구를 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는 작가의 말처럼 식량인 동·식물을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무차별적으로 생산하는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의 재료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공급되는지 아이들과 이야기해보고, ·식물의 고통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방법들로 인한 인간의 피해와 환경 파괴 등도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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