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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조금씩 조금씩 자라는 아이들

조금씩 조금씩 자라는 아이들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나는 자라요 / 김희경 글, 염혜원 그림. - 창비, 2016. 978-89-364-5494-4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유아

o 상황별추천

동생이 태어나 힘들어 하는 아이

 

 

이은주 (남양주시 오남도서관 사서)

 

 

처음 태어난 아기들을 보면 너무 작아 눈, , 입 등 사람의 모든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첫돌을 맞이하면 아장아장 걷기도 하고, 좋고 싫은 자기의사표현도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덧 스무 살이 되면 부모보다 더 큰 어른이 되어 있다. 자녀들을 키우다 보면 언제 저렇게 자랐지? 하고 놀라기도 한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라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림책이 있다. 김희경 글, 염혜원 그림의 나는 자라요는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잘 표현하여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보여주며 시간과 성장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철학 그림책이다.

 

아이가 색종이를 오려 붙이고, 친구와 헤어지며 인사하고, 엄마에게 혼나서 울음을 터트리고,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공원을 산책하는 등 특별할 것 없는 짧은 순간들을 연속적으로 펼치며 사소한 순간들에도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시간과 성장의 의미를 일깨우며 나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북돋아 준다. 또한 일상의 매 순간 몸과 마음이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절묘하게 담고 있다. 때때로 동생이 한 일을 자기가 한 일인 양 엄마한테 혼이 나 억울한 마음이 들지만 동생을 꼭 껴안아 줄 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모습이 다정하고 서정적인 말투와 편안한 그림에 잔잔히 녹아들어 있다. 기쁘고 즐겁고 심심하고 슬프고 괴로운 모든 순간에도 몸과 마음이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표지를 보면, 연두색 잔디밭에 빨간 체크무늬 모포를 깔고 한 아이가 서 있다. 양팔은 벌리고 눈은 감고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다. 보기만 해도 행복감이 몰려오고, 내 아이가 저런 모습으로 살기를 바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의 모습이다. 책 내용의 그림들은 큼직큼직하게 그려져 있어 주인공들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읽을 수 있고, 아이와 함께 그려진 화분에 심어져 있는 식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글작가 김희경은 철학과 미술사를 공부하였고, 지금까지 쓴 책으로 지도는 언제나 말을 해, 열두 마리 새등이 있으며, 마음의 집으로 볼로냐 라가치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림작가 염혜원은 서양화와 판화를 공부했으며,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어젯밤에 뭐했니?로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우수상을, 야호! 오늘은 유치원 가는 날로 에즈라 잭 키츠 상을 받았다. 그 밖에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쌍둥이는 너무 좋아가 있다. 두 작가 모두 미국에 거주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들의 다른 책들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행복감이 밀려올 듯하다.

 

아이들은 누구나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될 수밖에 없는 어른을...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언니나 오빠가 되고 싶어 하는 모든 유아들에게 읽어주어도 좋지만, 특히 동생이 태어나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동생이 잠든 동안에 엄마가 품에 꼭 안고서 읽어준다면 큰 위로가 될 듯하다.

 

오늘도,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