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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내 친구 반려동물

내 친구 반려동물

 

 

o 서평대상 서지사항

신발신은 강아지 / 고상미 글, 그림. - 스콜라. 2016. 978-89-6247-729-0-77800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초등저학년

o 상황별추천

애완동물에 관심을 보이는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동물에 대한 사랑과 더불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강조할 때 함께 읽으면 좋겠다.

 

 

유 옥 환 (안양시립석수도서관)

 

 

연필화의 무채색 표지 그리고 상단의 2015년 미국 어린이도서관협회 선정도서라는 작은 글씨가 오히려 선명히 부각된 도서다. 연필 선의 농도와 명암만으로 세심하게 표현한 그림이 사뭇 인상적이다. 본문 속의 노란색 강아지 신발, 빨간색 목줄, 전체적인 연필화의 흑백 대비가 극명하다. 고상미 작가는 삽화작가면서 그림책 작가다. 그래서인지 그림과 글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일치 미를 보여준다. 이 책은 그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그런데 첫 작품임에도 큰 찬사를 받았다.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 해외출판 관계자의 눈에 띄어 미국에서 먼저 출간되었다.

 

도로 옆 인도 위 한쪽에 무엇에 놀란 양 커다란 동공에 노란색 신발을 신은 예쁜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인다.

 

주인공 미니는 엄마와 함께 외갓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로 위에서 접촉사고가 날 뻔 한다. 바로 노란색 신발을 신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한 눈을 팔았기 때문이다. 귀엽고 예쁜 강아지를 데려가 키우고 싶은 미니의 마음은 차창 문을 내리고 환호하는 모습에서 역력히 표현되고 있다. 어차피 주인이 없으니 잠깐 데리고 있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왔다. 그러나 미니의 설레고 기쁜 마음과는 달리 강아지는 가족이 그립다.

 

이처럼 가족과 떨어진 강아지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니는 온통 강아지에 몰입한다.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나선 공원에서 강아지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빠진 미니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강아지에게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어야겠다고 결심한다. 본래 주인에게 안기는 강아지를 기쁜 마음으로 보내준 미니는 엄마와 함께 유기견 센터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인다. 비로소 자신만의 강아지를 갖게 된 것이다.

 

페이지마다 그림은 순간순간을 잘 묘사하고 있고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으면 좋겠다. 작가는 유기동물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내용을 전하고 싶었나보다.

 

이 책은 조카가 신발 신은 강아지를 구조하고 주인을 찾아 주었던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했다고 한다. 연필화의 세심한 터치로 그려낸 사건의 장면 하나하나가 잘 어우러져 어린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글 밥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림만을 보면서 스토리를 이어나가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표정이 살아있다. 놀란 표정, 즐거워하는 표정, 으쓱해 하는 표정, 안타까운 표정,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라든가 애타는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일상이 그림이 되고 일상이 동화가 되며 일상이 그림책이 되는 사이클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가족행태는 외동이 많다. 함께 놀아줄 형제자매가 없다. 그래서인지 반려견을 키우면서 정을 나누며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공원에는 온갖 강아지들이 산책 중이었어요.’라고 표현한 공원 그림은 우리가 사는 주변 공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광경처럼 친숙하기만 하다. 유기견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는 한편, 반려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만큼 책임감도 따른다는 사실을 함께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