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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두더지와 친구들

두더지와 친구들

 

o 서평대상 서지사항

두더지의 고민 / 김상근 글.그림. - 사계절, 2015. 9788958288169

o 분야

그림책

o 추천대상

전연령

 

이민혜 (양평군 양평중앙도서관)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두더지는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 차가워!” 두더지는 고민에 쌓여 머리위로 눈이 쌓이는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얘야, 고민이 있을 때는 눈덩이를 굴려보렴.”

그때 두더지는 할머니가 해준 말씀이 생각이나 열심히 눈덩이를 굴립니다.

 

난 왜 친구가 없을까?”

 

두더지는 생각에 잠겨 눈덩이 안에 토끼가 들어가는 것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피리 부는 여우,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돼지,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곰과 개구리가 차례차례로 눈덩이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두더지는 심각하게 고민에 빠지는 바람에 눈덩이가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커졌다는 사실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두더지는 계속 생각합니다.

겨울 내내 친구가 없으면 어쩌지?”

영영 친구가 안 생길지도 몰라.”

눈덩이를 굴린다고 뭐가 달라질까?

 

그때 생각에 잠겨있는 두더지는 눈덩이 속 희미한 소리를 듣자 그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눈덩이에 갇힌 친구들을 한명씩 발견할수록 두더지에게는 친구가 한명씩 늘어갑니다. 친구들은 서로 밀고 당기면서 힘을 모아 눈두덩이 밖으로 탈출하려합니다. 드디어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해가 뜬 아침이었습니다. 이미 친구가 된 여섯 동물들은 같은 방향으로 함께 눈덩이를 굴리며 나아가게 됩니다.

두더지만이 친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닙니다. 모든 친구들이 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했습니다. 피리연주를 들려줄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던 여우, 함께 저녁을 먹을 친구를 기다리던 멧돼지, 자신을 찾아줄 친구를 기다리던 토끼, 친구삼아 눈사람을 만들고 있던 곰이 있었습니다.

두더지는 눈덩이 안에 친구들이 들어가는 것도 모르는 채 눈덩이를 굴립니다. 아마 깊은 고민에 빠졌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두더지가 눈덩이를 굴리지 않고 그저 걸어만 갔더라면 굳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친구들을 차례차례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친구들도 또 다른 친구를 기다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더지가 너무 자기 고민에만 빠졌기 때문에 자기 앞에 놓인 정답을 알지 못하진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함께 눈덩이 속에서 탈출하는 과정이 없었더라면 그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로가 위험이 빠졌을 때 도와주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는 눈덩이 밖에서도 친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새하얀 설원위에 눈이 반짝입니다. 주위에는 온통 나무와 눈뿐이고 두더지 외에는 아무도 걸어간 흔적이 없습니다. 두더지의 외로운 감정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많이 쓸쓸하지 않습니다. 포근하게 내리는 눈들이 두더지와 친구들의 우정을 더 따뜻하고 돈독하게 만들어줍니다.

두더지의 고민은 작가의 첫 그림책입니다. 아름다운 그림체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합니다. 겨울철 개구리와 곰이 두더지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은 어른들에게는 아이러니하고 재밌습니다.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다음 작품도 벌써 기다려집니다.

친구를 만나기 원하던 두더지는 열심을 다해 눈덩이를 굴렸습니다. 다행히도 두더지의 눈덩이에 들어가게 된 동물들은 다 자신과 함께 해줄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고민거리가 생길 경우 두더지처럼 무언가를 실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운이 좋게 고민이 해결이 되거나 고민을 해결해줄 사람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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