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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함께 걷는 길

함께 걷는 길

 

평택시 지산초록도서관 김정옥

 

 

함께 걷는 길 / 김서정 글, 한성옥 그림. 웅진주니어. 2010

그림책, 유아 이상

 

<함께 걷는 길>은 이 땅에 살아가는 아이들의 현실을 담은 그림책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김서정, 한성옥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진실한 이야기로 큰 울림을 준 <나의 사직동> 의 글과 그림을 그렸던 두 작가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초등 대안학교인 아시아공동체학교를 방문하고 학교를 모델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책의 첫 장면은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낙동강 길을 걷는다. 아이들의 뒷모습을 그린 머리색과 피부색이 다양하다. 학교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친구와 선생님들이 모두 함께 길을 걷는 날이 정해져 있다. 때로는 걷기 좋은 날도 힘든 날도, 뒤처지는 아이도 있다.

주인공인 나의 이름은 이리나로 한국 아빠와 재혼한 엄마를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왔다. 아빠는 친절했지만 한국에 오자마자 다니게 된 학교생활은 이리나에게 힘들었다. 그러다가 옮기게 된 아시아공동체학교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았고 안나와 단짝이 된다. 세계사 시간에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에는 선생님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학교의 다문화축제에서는 사물놀이와 연극을 멋지게 해낸다. 살을 뺀다고 수영을 시작했는데 수영 국가 대표가 꿈이 된 알렉을 포함하여 이리나의 친구들은 꿈이 많다. 넓은 세상을 보며 살라고 다문화 학교에 보낸 수정이와 여름 캠프에 와 보고 학교에 꼭 다니고 싶어 오게 된 종현이랑 한국 친구도 있다. 그 친구들의 손을 잡고 아이들은 오늘도 걷는다. 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문화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문화이다. 이런 문화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같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도 그늘 없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같이 길을 걸어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