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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안녕, 폴

안녕,


이지연(안성시립도서관 사서)



안녕, 폴 l센우 (지은이) | 비룡소 | 2014

ISBN : 9788949112503

추천대상 : 4~7세 그림책


하얀 펭귄이 빨간 머플러를 휘날리며 힐끔 뒤돌아보고 있는 표지를 보고 펭귄한테 무슨 일 있나?’ 궁금증이 들었다. 남극기지를 배경으로 지구온난화가 주는 폐해를 아기 펭귄 폴을 통해 사람들이 깨닫고 환경을 되살리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내용이다. 배경이 되는 남극기지는 온통 하얀 세상이어야 하지만 흐린 회색 빛깔로 밝지 않다. 19C 산업화를 떠오르게 하는 첫 장면에서 사람들은 표정 없이 회색빛 남극 기지에서 일을 한다. 이때, 요리사 이언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기 펭귄 폴을 만나게 되고, 머플러와 음식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매일 같이 이언을 찾아오지만 음식을 먹지 않고, 쓰레기 봉지만 들고 가버리는 폴이 궁금한 이언은 친구들과 몰래 폴의 뒤를 밟는다. 남극의 끝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곳에 수많은 펭귄 알들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바로 지구 온난화 때문에 한쪽 얼음은 녹고 다른 한쪽은 얼음이 얼어 먹이를 구한 펭귄이 돌아오지 못해서 펭귄 알들이 버려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기지에서 버려진 온갖 쓰레기들을 모아 홀로 알들을 보호하고 있었던 가엾은 아기 펭귄 폴을 위해 사람들은 알들을 기지로 옮기고 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펭귄과 사람들이 더불어 지내는 장면에서 나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과 망각이 다른 생명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쓰레기를 마구 버리다가 우리 지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자책과 자기반성이 나를 환경에 눈을 뜨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숲은 신의 최초의 신전이었다.” 라는 말이 있듯이 지구의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 온다면 상상속의 지상낙원이 부러울까?

첫 작품이 좋아 작가가 궁금해지는 센우 작가의안녕, 의 일러스트는 백희나 작가의 장수탕 선녀님이나 달샤베트등 다양한 작품에서 보여줬던 기법과 유사하다. 아기자기한 반입체적 세트와 소품을 이용하여 이야기 한 컷, 한 컷 사진을 촬영해 깊은 공간감을 나타내었다. 그림책의 정지된 화면 속에서 그윽한 시공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 몰입감이 훌륭하다. 안녕, 의 이야기는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따뜻한 빛 한 줄기의 희망을 전해주는 훈훈한 그림책이다